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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철 목사(모든민족교회)
로마 카톨릭에는 카스트라토(castrato)가 있었다. 카스트라토는 남자 가수가 여자 음성으로 노래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 이 말은 소년 시절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성인이 된 후에도 보존하고 변치 않도록 하기 위하여 거세당한 남자 가수를 일컫는다. 거세(castration, 去勢)라고 하면 흔히 절대 권력자인 왕이 자신의 여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궁중 남자들의 남성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거룩한 교회에서 이런 비인간적인 행위가 공적으로 자행되어왔다. 소년들의 노래 소리는 천사의 소리처럼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소년의 목소리는 사춘기를 거치면서 굵고 강하게 변한다. 하나님께 좀 더 아름다운 노래를 바치기 원했던 로마 카톨릭 교황청은 1562년 소년합창단원들을 거세하기 시작하였다. 1903년 교황 비오 10세에 의해 금지되기까지 카스트라토는 무려 340년간이나 지속되었다.
정말 하나님께서는 거세당한 카스트라토의 찬양을 기뻐 받으셨을까? 만일 하나님께서 소년의 아름다운 소리에만 집착하시는 분이라면 처음부터 인간을 창조하실 때 변성기를 허락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변성기를 주신 것은 육체의 성장과 더불어 목소리 또한 어른스럽게 성장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의 귀한 자식을 성불구자로 만드는 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장한 명백한 폭력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카스트라토를 단지 중세시대의 우매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실수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늘날에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빙자하여 자신의 명예, 권세, 물질, 인맥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적잖이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빙자하여 자기 영광을 얻으려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만에 하나라도 이런 잘못을 범한 일이 있다면 깊이깊이 회개해야할 것이다.
스토코프스키(Stokovski)는 런던 출생으로 교향악단 지휘자로 유명하다. 그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의 일이었다. 어느 날 베토벤의 ‘오버츄어(Overture)’를 연주하게 되었다. 이 곡은 연주 도중 무대가 아니라 관중석 뒤쪽에서 트럼펫으로 솔로 연주가 나온다. 스토코프스키는 멋진 폼으로 신나게 지휘했다. 드디어 하이라이트인 트럼펫 독주의 순간이 왔고 스토코프스키는 지휘봉으로 관중석 뒤의 연주자를 향하여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뒤쪽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휘자는 당황하였고 관현악 연주회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도대체 트럼펫 연주를 맡았던 연주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황당하게도 그는 엉뚱한 봉변을 당하고 있었다. 사전에 연락이 잘 되지 않았던지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던 수위가 트럼펫을 들고 관객석 뒤로 올라가는 트럼펫 연주자의 팔을 비틀어 꼼짝도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무지한 수위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그날의 음악회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수위는 자기 나름대로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을 위하여 큰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교향악단의 연주를 망쳐놓고 말았던 것이다.
때로 우리의 무지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막기도 한다. 선한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우리의 무지 때문에 하나님의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이다. 선한 의도만 있다고 충분한 것은 아니다. 똑바로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막는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의 무지함과 아집과 교만을 깨뜨릴 수 있다. 이런 잘못된 생각을 깨뜨릴 수 있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영광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다. 필자를 포함해서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기 원한다면 꼭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의 영광을 빙자하여 자기의 영광을 얻으려는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무지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다른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이런 노력을 계속해 나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당신의 영광을 높이 드러나게 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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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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