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형상대로

임대식 목사(평화교회)
요즈음 가장 가슴 아픈 일들 중 하나는 사람됨의 가치를 아낄 줄 모르는 시대 풍조이다. 남의 생명이나 정조, 가치관을 가볍게 여기거나 함부로 빼앗는 일들이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연속되는 성폭행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가치관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좌파다 우파다 하면서, 다른 사람은 내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경직된 사고가 대선을 앞두고 더욱 우리 사회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은 자신의 인격조차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많은 이들이 ‘자기 상실증 환자’와 같이 방황하고 있다. 그래서 세상이 주는 퇴폐와 환락과 무절제한 놀이 문화에 자기 자신을 헐값으로 팔아넘기는 모습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사람이 얼마나 고귀한 존재인가, 나는 얼마나 값비싼 존재인가 하는 존엄성을 잃고만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하나님은 참 안타깝게 바라보고 계실 것만 같다.
그래도 한 가지, 소망이 있고 내일이 있는 것은 우리 청년들의 건강한 신앙관 때문임을 이번 여름 수련회에서 새삼 느꼈다. 사회 현상에 대해 토론하던 중 한 청년이 일어나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 세상 되어지는 모습을 볼 때, 때로는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성경 구절을 빼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 보기에 좋았다가 아니죠.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좋은지, 왜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세계 속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 판단은 멈추고 하나님 생각을 받아 들여야 할 것입니다. 내 생활 속에서 부정적인 것 때문에 낙심하기 보다는, 아름답고 좋은 것을 찾고 발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아름답고 귀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좋다고 하시는데 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 다른 한 청년은 이 말을 이어서 바람직한 결론을 내린다. “성경은 날보고 세상을 다스리라고 말씀합니다. 창조되는 그 순간부터 우주의 주인공이 되어서 세상에 충만하고,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세상을 보기 좋게 만들어 나갈 사명과 책임이 이제 나에게 주어졌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자기의 가치와 해야 할 일을 잃고 방황합니다. 삶의 목적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분명 하나님은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고귀한 사명을 우리에게 주셨는데, 이것을 잃고 사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분명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내 삶의 자리에서 버티고 서서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그 일을 위해 하나님은 나를 오늘까지 숨 쉬며 살게 하신 줄 믿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로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는 가운데 세상사는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을 하나님은 찾고 계신 줄 믿습니다.”
지도하는 목사가 따로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고귀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고귀하게 여기는 것이 곧 하나님을 존귀하게 여기는 아름다운 일이 될 것입니다”라는 당연한 결말을 맺고 말을 마쳤다. 그렇다. 우리에게 건강한 청년, 바람직한 인간관을 붙들고 씨름하는 젊은이들이 있는 한 인류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우리를 만드신 모양이다.

20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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