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덕 목사 (샘터교회, 샘터교육문화원장)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이 국내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싸이의 중독성이 있는 ‘말춤‘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조회수 1억회를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특별 초대되어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외국인 VIP 전문 여행사가 주한 외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한국인‘으로 56%의 지지를 얻어 박지성과 김연아를 제치고 1위로 뽑혔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동안 한류, K-pop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한 가수가 이렇게 세상을 놀라게 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새‘라는 노래를 들고 그가 가수로 데뷔했을 때만 해도 ‘싸이코‘에서 따왔다는 ‘싸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선정적인 몸짓과 비주얼, 그리고 직설적인 그의 화법은 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라기보다는 좀 지나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5-6년 동안 군대문제로 인해 가수로서의 평판은 바닥이었고 그의 재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 그가 남녀노소, 인종과 국경을 불문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 속으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영상과 리액션 영상이 매일 확대 재생산되고 있으며,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의 작품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이 있다는 증거이다. 분명한 것은 그가 ‘강남스타일‘로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판을 반전시켰을 뿐 아니라 잠재력과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유능한 인물임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가수로서의 인기는 안개와 같을지 몰라도 그가 한국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점에서 오늘의 가수 ‘싸이 현상‘을 분석하여 정의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가수 싸이는 상식을 ‘깨는 오빠‘다. 그는 기존의 상식을 깨부수는 가수가 아니라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상식과 개념을 만들어가는 신기성(新奇性)이 있다.
둘째는 발상이 ‘쩌는 오빠‘다. 그는 남을 모방하고 흉내를 내는 가수가 아니라 독특한 발상으로 매력을 창출하는 독창성(獨創性)이 있다.
셋째로 가수 싸이는 행동이 ‘튀는 오빠‘다. 그는 예사롭지 않은 몸짓, 춤, 비주얼로 사람들을 즐겁고 신나게 만들어 주는 유창성(流暢性)이 있다.
‘싸이 현상‘을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정의했는지도 모르겠다. ‘교회스타일‘이라는 패러디 영상물이 기독교인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지만 대중가수 ‘싸이‘가 이렇게 잘 나가는 것이 마뜩치 않은 기독교인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의 현상 속에서 의미를 읽어내어야 미래가 있다.
오늘날 교회는 세상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하고 있을까? 사람들에게 진부하고 매력없는 집단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복음의 능력을 잃어버린 채 이따금씩 돌출행동으로 가십(gossip)거리나 제공하고 있지는 안는지. 많은 이들이 교회가 이대로 가면 유럽교회처럼 텅텅비어 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금은 우려하면서 시간만 허비할 때가 아니다. 오늘의 사회의 현상을 명석하게 읽어내어 상식을 깨는 교회, 발상이 쩌는 교회, 선행이 튀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매력 있는 교회로 거듭날 때, 가수 ‘싸이‘가 인생을 반전시킨 것처럼, 비로소 교회도 우리사회에서 반전의 기회를 얻어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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