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덕 목사(샘터교회/샘터교육문화원장)
최근 불교 조계종의 권력암투로 인해 스님들의 도박장면 동영상이 세상에 폭로되면서 국민은 또다시 ‘멘탈붕괴’를 경험해야 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부패했고 무질서하고 부도덕한지를 보여주는 척도이기 때문에 더욱 정신적 충격이 크다.
5월 이맘때면 기억나는 한 분이 있다. 기독교 역사 속에 빛나는 한 사람. 그는 18세기 가장 위대한 복음전도자요, 영국을 시작으로 영적 각성을 불러 일으켜 오늘날 감리교회를 탄생시킨 인물. 바로 존 웨슬리 목사이다. 그의 삶은 경건한 생활과 성화라는 단어들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존 웨슬리는 1703년 6월 17일, 프워스(Epwerth)에서 성공회 사제인 새뮤얼 웨슬리와 수산나 웨슬리 사이에서 19명의 자녀 중 15번째로 태어났다. 수산나 여사의 철저한 신앙훈육 가운데 자라난 그는 옥스퍼드의 크라이스트 처치 대학에서 수학한 후 성공회 사제서품을 받았다. 아버지 밑에서 수련을 마친 그는 옥스퍼드에서 대학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동생 찰스 웨슬리와 동료들을 모아 ‘경건클럽’(The Holy Club)을 조직하고 규칙적으로 경건생활과 훈련에 힘썼다. 그들은 대학생들로부터 ‘고지식한 사람들’(Methodist)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로 매우 철저했다. 그것은 진리와 내적 자유를 얻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존 웨슬리는 1735년 미국 조지아주 교구 목사로 청빙을 받아 갔으나 사역의 실패와 실연으로 탈진하여 아무런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영국으로 귀환했다. 의기소침 해 있던 그는 1738년 5월 24일 저녁, 모라비안(Moravian;경건중의 기독교 종파) 교도들의 작은 집회에 참석했다가 마틴 루터의 로마서 주석 서문의 낭독을 듣던 중 성령임재의 체험을 하고 회심을 하게 되었다. 그는 그 날의 일기장에 이렇게 기록했다. “나는 마음이 이상하게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구원을 얻기 위해 그리스도, 오직 그리스도만 신뢰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때에 한 가지 확증 곧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 심지어 내 자신까지도 제거해 버리시고, 나를 죄와 사망의 법에서 구원하여 주신 데 대한 확증을 얻었다”
존 웨슬리는 개인적 구원의 확증을 품고 조지 휫필드의 권유를 따라 거리 전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세계는 나의 교구다’(The World is My Parish)라는 비전을 품고 회심 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51년 동안 잉글랜드는 물론 스코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까지 말을 타고 약 40만 Km다니며 복음 전하여 영적 각성을 일으켰다. 여기서 감리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존 웨슬리는 개인적 구원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삶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성화는 개인의 변화를 통해 시작되며, 세상 속에서 사회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가르쳤다. 특히 그는 어렵고 힘든 사람, 소외받은 사람들을 위해 살았으며, 가난한 자들을 돕기 위해 속회(Cell)를 통한 모금을 실시했고, 궁핍하고 비참한 상황에서 자립하기 위한 노력을 격려하곤 했다.
존 웨슬리 구원론의 핵심은 성화(Sanctification)에 있다. 회개는 종교의 현관이요, 믿음은 종교의 문이라면 성화는 종교 자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성화는 개인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신앙의 본질은 내면적이지만 신앙의 증거는 사회적이라고 강조한다. 웨슬리 신학자 알버트 아우틀러는 개인적 성화와 사회적 성화를 모두 강조하는 것은 건전한 복음주의라고 해석하면서 웨슬리의 사상은 바로 건전한 복음주의라고 풀이하고 있다.
5월 24일, 존 웨슬리 회심 274주년을 맞게 된다.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갱신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사회를 타락과 부패로부터 건져내고 성화시키는 것이 오늘날 교회의 사명임을 기억해야 한다. 더 이상 사회를 부도덕하게 만드는 종교가 아니라 먼저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고 우리 사회를 성화시키는 교회, 존 웨슬리의 정신을 되살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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