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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일 부산일보 9면에 충격적인 기사가 보도되었다. 모 종단 연구소에서 조사한 종교에 관한 대국민여론조사였다. 종교계에 대한 신뢰도는 대기업보다 낮다는 결과였다. 이윤을 제1의 목적으로 장사하는 기업보다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조사내용을 살펴보면 종교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크게 기여한 것은 개신교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개신교회는 현재 우리사회의 천덕꾸러기이다. 지난 10년간 천주교와 개신교를 비교하면 천주교가 70%이상 성장한 반면 개신교는 1.6% 쇠퇴했다는 통계청 보고가 있다. 모든 교회들이 오로지 성장만을 목표로 존재하는 개신교회로서는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개신교는 쇠퇴하고 있을까?
494년전 종교개혁으로 개신교는 탄생했다. 개신교회는 프로테스탄트라 불리운다. 프로테스트는 저항이란 뜻이고 프로테스탄트는 저항자란 뜻을 담고 있다. 즉 개신교회는 저항하는 사람들이 모인 교회이다. 예수님도 당시 종교적 불의와 사회적 불의에 분노하며 저항하셨다. 그런 이유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셨다. 종교개혁 당시 가톨릭의 불의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프로테스탄트라 불리워 졌다. 프로테스탄트 신앙은 개신교 신앙의 본 바탕이다. 잘못된 것에 도전하고 항의하며 바로 잡으려는 것이 개신교인들이다. 때문에 개신교라 함은 처음부터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교회이다. 프로테스탄트 신앙을 지닌 개신교인은 진보적 신앙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개신교라 하면서 보수적 신앙을 중요시 하는 교회는 가장 비개신교적인 교회이다. ‘프로테스탄트’다움이 ‘개신교’다움인데 오늘의 개신교회는 프로테스탄트 신앙을 상실했다. 개신교회를 개혁교회(reformed church)라고도 한다. 스스로 끊임없이 개혁하는 교회가 개신교회이다. 이것이 프로테스탄트 교회 정신이다.
오늘의 한국 개신교회는 무엇이 문제이기에 이토록 신뢰성을 상실한 채 쇠퇴의 길로 가고 있는가? 프로테스탄트 정신, 프로테스탄트 신앙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과거 70,80년대 개신교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아마 한국의 여러 종단중에서 개신교 만큼 강렬하게 사회참여한 종교는 없었다. 국민들은 그런 개신교를 신뢰했다. 그 당시에 교회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대형교회 보수적교회 중심의 한기총이란 단체가 생겨나 개신교회를 대표하게 되었다. 한기총은 대표적 보수단체이며 반공친미의 기치아래 우리사회의 극우보수를 대변하는 집단으로 보여지게 되었다. 이는 사회의 일반적 흐름과 역행하며 스스로 정치에 기생하는 부패한 집단이 되어버렸다.
반면 천주교는 민주, 인권, 생태 문제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진보종교 사회참여적 종교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천주교 사제는 양심적이고 신실하고 정의로운 이미지를 심은 반면 개신교 목회자는 돈문제(호화생활), 교회세습, 부정선거, 성문제.. 비도덕적이고 탐욕스런 위선자로 비춰지게 되었다. 물론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극히 일부 때문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더 이상 교회는 세상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고 저항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득권을 옹호하고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고만 한다. 한국의 개신교회는 프로테스탄트 교회라 할 수 없다. 프로테스탄트 신앙이 없기 때문이다. 캐톨릭이 시대적 과제를 안고 명동성당에서 시국미사를 드릴 때 개신교는 시청앞 광장에서 ‘반공친미‘ 성조기를 흔들어 대며 민주시민단체에 대해 ‘친북좌파’의 굴레를 씌워댄다. 일반시민들이 볼 때 누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종단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의 개신교회는 프로테스탄트 신앙과는 정반대의 길로 역주행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프로테스탄트 신앙이 상실됨으로 신뢰도마저 잃어 버렸다. 불의에 저항하고 분노할 줄 아는 것이 예수정신이고 프로테스탄트 신앙이다. 이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프로테스탄트 정신을 지닌 개신교회는 보수가 되어서는 안되는데 어찌하여 한국의 개신교회는 보수의 첨병이 되어 있는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혁교회의 신앙, 프로테스탄트 신앙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한국 개신교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모두가 합심하여 회개하며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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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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