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해마다 가을이 오면 각 교단마다 총회를 열게 되고 노회도 열린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정기총회가 열리고 새 일꾼들이 뽑히고 있다. 새로 선출된 임원들은 취임인사를 통해 자신의 각오와 새로운 결단을 단호하게 천명하게 된다.
“하나님께서 주신 큰 은혜를 힘입고 기도와 헌신으로 맡겨진 직분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섬기는 종이 되겠다”는 등 매우 열정적이고 담대한 취임인사를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미국의 정신분석가 Freudenberger는 소진증후군(Burn out syndrome)을 제시했다. 즉, 새로운 직업이나 결혼을 성취하고 그 상황에 대해 일벌처럼 최선의 열정을 쏟아 붓다가 그 일에 대하여 지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소진증후군은 경영관리에 종사하는 사람들, 서비스업이나 사회복지 영역에서 일하는 의사 그리고 변호사·교사 등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이 요청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고 한다.
증상의 1단계는 일시적 초조함, 피로, 근심걱정, 불안감을 가지며 재미를 느끼지 못하며 고립감을 느끼며 내부로부터 자신이 배척당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2단계는 무력감이 강하게 되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다른 직업이 부럽게 느껴진다고 한다. 3단계는 자신이 로봇처럼 같은 임무를 수행할 뿐이라고 생각하고 회의에서 과도한 발언이나 성내기도 하며 좌절하거나 퇴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목표로 세운 일이 이루어지면 성취감에 북받치는 희열을 맛보게 된다. 물론 자신의 비젼을 실현하고 자아성취감을 느끼고 높은 수준의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감정은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갈등을 겪게 되고 시련의 충돌도 맞게 된다. 결과적으로 실망과 좌절감에 젖어들어 의욕을 잃게 되고 피로감이 증대되며 자신의 능력까지도 의심하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자아정체성도 상실하게 되는 소진증후군에 빠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공동체 속에서 선출된 교회지도자들에게는 이러한 현상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로울 수가 있을까? 물론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믿음의 확신을 가진 인격체이므로 교회지도자들은 충분히 수용하고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교회공동체 지도자도 엄격한 의미에서는 감성을 지닌 자연인이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려면 교회공동체의 지도자들도 몇 가지의 초점을 지각하고 끊임없이 성찰하는 자아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교회공동체의 지도자는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행 13:22)이 되어야 한다. 다윗과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모든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과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최우선으로 중요시 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긍정적인 지도성의 훈련을 쌓아야 한다. 지도성을 간단히 요약하면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지도자는 그 조직의 최고직(top position)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도자의 성향, 인격, 언어, 인상, 판단력 등 제반 행동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배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배려란 이리저리 마음을 쓰며 상대방에게 근심하고 걱정을 해주는 것이다.
취임 때 말한 처음처럼 자신보다 남을 존중하며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성경에서도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 (빌 2:4)고 했다.
마지막으로 금년에 뽑힌 교회공동체의 지도자들은 염려되는 소진증후군에서 완전히 자유케 되기를 소망한다.
‘그 때처럼/ 처음처럼/ 퇴색하거나/ 변질되거나/ 욕심 부리지 않고/ 언제나 그렇게 수수하게/ 배려하는 자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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