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정당의 출현과 교회의 세속화

얼마 전 전광훈 목사라는 분이 기독정당 창당을 선언하였고 많은 기독교인들의 참여를 도왔다. 그리고 기독교 단체의 이름을 가진 여러 분이 참석도 했고 집회도 했다.
그 목소리는 ‘기독교인은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일천만이나 되는 기독교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 국회나 정치 분야가 잠이 들어있고 부패하여 감으로 기독교인의 단합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하여 우려스러운 바가 없지 않아 몇 가지를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교회는 세속에 존재하는 단체요, 세속을 주도해 나가야 하는 집단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속화되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그들이 하는 일을 그대로 답습하는 단체가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그들 속에 들어가 정신적으로 세상의 기관을 지도하고 정화시킬 필요가 있으나 그들과 대결구도에서 혹은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한 몫을 챙기고자 하면 안 된다.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정신적, 영적인 지주 노릇을 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하여 세상에 왔다고 했으며 복음을 전파하라고 하셨다. 무슨 기관, 무슨 단체였든, 교회의 본질을 망각하고 교회라는 단체를 이용해 욕망을 채우려는 시도는 교회에 유해할 뿐이다. 그것이 파라처치라고 해도 교회의 본질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둘째, 기독교인들의 입지를 좁혀가는 결과가 된다.
우리는 기독교인이 선봉이 되고 기독교인이 주도하는 유토피아적 세상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유형적이면서 무형적인 존재다. 모임을 갖고, 기관과 단체를 조직, 운영하고 모일 장소가 있다는 점에서는 유형적이나, 천국과 부활과 영생과 소망을 목적으로 하고 존재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에 세상에서는 무형적이나 유기적인 존재이다.
기독교인은 가정과 직장과 사회에 존재하면서 입지를 넓혀가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기독교인이라는 표적을 앞세우고 그들에게 나아갈 때에 마치 선전포고를 먼저 하는 결과가 되어 많은 사람을 배타적 선 밖으로 밀어 낼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대치상태에 있는 현 상황에서 기독정당을 창단함이 극우나 극좌로 치우쳐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힘없고 유명무실한 단체가 될 수 있다.
기독교인이 그 사회의 지도자가 되려면 모든 생활에서 인정을 받아야 된다.
농업 분야, 공업 분야, 경제 분야, 과학 분야, 학술 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 인정을 받을 때에 그가 속한 단체에서 지도자가 될 수 있고 힘있는 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정치도 오래 몸담고 있어서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 모이되, 참신하고 덕망있는 분들이 모일 때에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선거 때가 되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정당에 기독정당도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나와 경쟁심한 상태에서 당선이라는 열매만 따려고 하다가 선거철이 지나면 또 조용히 사라지고 마는 분들을 누가 믿고 밀어 주겠는가?
정치도 전문분야이다. 교회는 교회여야 하고 목사는 목사여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각종 정당의 이름이 난무하는 중에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한 몫을 챙기고자 함은 본연의 임무가 아니다.

201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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