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건 장로(애광교회, 전 부산여대 교수)
“한국으로 시집간 베트남 여성들을 여러분의 딸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 국민 모두가 도와주십시오.”
이 말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후 입국 7일 만에 정신병자 남편에게 살해당한 베트남 새댁의 부모가 장례식장에서 한 말이다. 이번 충격적인 사건으로 말미암아 베트남 전역에서 이 사건이 중계 방송되고 있고 한국에 대한 감정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베트남 영자신문에서도 ‘여자들이여 조심하라(Girls, be careful!)‘는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캄보디아 정부도 한국인과 국제결혼을 당분간 금지한다고 최근 발표해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즉, 인권유린적 국제결혼 관행이 전 세계에 고발된 수치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의 비율은 10% 정도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110만 명을 넘어 섰고 40년 뒤에는 10명 중 1명은 외국인일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연착률이 원만히 이루어지려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문화 가정의 현실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탐색해 보아야 한다.
첫째, 다문화가족 상호간의 기대불일치 현상을 극복하는 일이다. 한국의 다문화 가정은 대부분 한국남자랑 외국인 여자가 결혼한 경우다. 그들이 낯선 한국에 올 때 기대한 것들을 이룰 수 없을 때 문제가 발생될 것이다. 비싼 소개료를 내고 한국에 와서 자신의 고향집에 얼마간의 돈을 보내주기를 워한다. 하지만 외국인 여자와 결혼한 남자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외국인 아내의 기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한국인 남편과 점차 갈등현상을 빗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부부 상호간의 인격적인 가치관과 정체성 의식을 향상시키고 가족구성원의 응집력을 증진시키는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애정에 기초한 가족문화를 갖도록 해야 한다.
둘째, 언어소통의 불능을 해소하는 일이다. 애당초 언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에서 오는 문제점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신부들에게만 언어교육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신랑들도 아내의 모국어를 배워 빨리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각 지역별 정부기관, 교회, 각종 봉사단체에서 언어, 문화, 예절 등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한다.
셋째, 문화적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각기 다른 문화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상대방 나라의 문화를 무시하게 되면 심각한 마찰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국제 결혼하는 신랑과 신부는 일정 기간 상대국가의 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하고 마지막 단계는 공동으로 가족전체가 함께 문화를 상호소개 받는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제시된 것이 간(間) 문화교육(intercultural education)이다. 미국과 영국은 이민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언어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우리나라도 그 정도는 아니라도 많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될 것이 요청된다.
이제 교회는 다문화 사역에 있어서 적극적인 사역이 요청된다. 이제 다문화 가정의 인권 후진적 행태를 반복하는 국제결혼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또 다른 과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다문화 사역자간 네트워크 강화로 이주여성들이 선교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선교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피선교 대상자들을 사랑으로 감싸며 복음을 전해 이들로 하여금 고국에 복음을 되흘려 보내는 역할이 강조된다. 나가는 선교의 패러다임에서 들어오는 결혼 이주자들을 선교해 그들로 하여금 선교하게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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