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용 목사(동광성결교회)
정론의 글쓰기 부탁을 받으면서 제일 먼저 받은 제목이 ‘자유’이다. 처음부터 어렵고, 광범위한 제목으로 글을 쓰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 꺼내 든 책이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이다. 그는 미국의 가장 저명한 좌파 교수이기도 하고, 공과대(工科大)로 유명한 MIT 언어학 교수이다.
그는 이 책에서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언급했다. 그에게 ‘적극적 자유’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이다. 촘스키의 말대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적극적인 자유’라고 한다면 여기에는 한계나 범위가 없을까? 대답은 “있다”이다. 무슨 일이든지 가능한 자유가 아니라 촘스키의 자유의 범위는 민중에 대한 사랑이라는 범위와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촘스키가 ‘민중에 대한 사랑’의 범위 내에서 자유를 논의했다면, 다른 학자들은 무엇이라고 했을까? 다른 학자들도 자유를 논할 때에는 항상 자유의 범위에 대해 고민했다. 영국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인 알프레드 화이트헤드는 지금까지 역사 속에 나타났던 ‘자유’라는 주제는 항상 종교와 연관되어 논의되었다고 한다. 즉, 자유는 종교적 신념의 범위 내에서 논의되었다는 말이다.
구약성경에는 사자의 포효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했던 예언자들이 나타난다. 이들이 구약성경에 나타난 가장 자유로운 집단이다. 그들은 왕들의 사악함에 맞서 자유를 구가했고, 자유를 선포했다. 결국 그들은 역사를 본질적으로 변혁시켰던 소수의 그룹이 되었는데, 그들에게 있어서 ‘자유함’은 늘 하나님 안에서 발견된다는 사상을 파지(把持)했고, 그것을 말했다. 그래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외침을 끊임없이 쏟아냈고, 그들의 자유는 ‘하나님 안에서’라는 범위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자유’에 대해서 두 가지를 말했다. 하나는 자발성, 그리고 자발성에 근거한 인간 사회의 동력을 발휘케 하는 생명이 바로 그것이다. 플라톤은 사회적 조직이 건강하게 되기 위해 자발성과 궁극적으로는 생명을 향해 가는 사회에는 자유가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도에 지나친 자유는 예로부터 도리어 폐단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자유는 항상 제어되어 왔다. 예를 들자면 기독교회는 가장 많은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했던 기관이었다. 325년 니케아 회의에서 시작된 기독론의 정립, 그리고 사도행전15장에 나오는 예루살렘 공의회도 사실은 자유롭게 생각하던 ‘예수가 누구인가에 관한 생각’을 통제했던 회의였고,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한정(限定)지었던 회의였다. 그러면 그 회의가 우리 시대에 필요 없는 회의였던가? 그것은 아니다. 적절한 통제와 한정으로 말미암아 지금 우리는 가장 건전한 ‘기독론’을 정립하고 기독교인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누구나 앙망하는 자유를 제어했던 회의임에는 틀림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무렇게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었던 예수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던 일련의 회의들은 자유를 제어함으로 우리에게 예수에 관한 생각에 자유를 허용했다.
결국 우리는 ‘자유’라 함은 카테고리가 정해진 우리의 덕목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일반적으로 관용이라는 범위 내에서 자유, 혹은 윤리와 질서 속에 한정된 자유, 그리고 상대적 이해가 필요한 자유 등등... 많은 자유의 범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자유가 가장 효력있는 자유가 되는 것은 역시 ‘하나님 안에서’라는 사실을 우리 기독교인들은 인지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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