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웅 목사(대연성결교회 담임)
어떤 조직이든지 리더가 중요하다. 리더의 지도력이 그 조직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리더의 지도력은 리더의 권위에서 나온다. 권위에는 ‘주어진 권위’와 ‘획득된 권위’가 있다. 태생적으로 볼 때, 주어진 권위가 선천적이라면, 획득된 권위는 후천적이다. 주어진 권위는 자리에 의해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권위이다. 예를 들면, 목사 안수를 받는 순간, 그 사람에게는 목사라는 직분 때문에 주어지는 권위가 함께 부여된다. 반면에 획득된 권위란 직분에 상관없이 그 사람 자체로부터 형성되는 권위다. 세상의 관점으로 보면 그 사람의 삶과 인품에서 나온다. 영적인 관점으로 보면 그 사람의 경건 생활을 통해 하늘로부터 부여된다고 볼 수 있다.
주어진 권위는 사람의 몸을 움직이게는 해도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획득된 권위는 먼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몸도 따라 움직이게 만든다. 주어진 권위를 따르는 것은 자리 때문에 마지못해 하는 복종이다. 획득된 권위를 따르는 것은 존경에서 나오는, 말 그대로 순종이다. 리더에게 직분 때문에 주어진 권위만 있고, 후천적으로 획득된 권위가 없다면 그 권위는 반드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 도전이 있을 때, 주어진 권위로 윽박지르게 되고 버티면 버틸수록 그 리더의 몰골은 더 추해진다. 누가복음 20장에도 보면 대제사장과 서기관, 장로들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따지는 장면이 나온다. 자리 때문에 주어진 권위를 갖고 있는 리더들이 획득된 권위로 백성들을 이끄는 예수님에게 권위의 출처를 묻는 질문이다.
지금은 ‘후기 현대주의’도 아니다. 아예 ‘탈 현대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탈 현대주의의 대표적 현상은 ‘세대 간 갈등’이다. 세대 간 갈등은 주어진 권위에 대한 획득된 권위의 도전인 것이다. 이제는 나이나, 연륜이나, 직책으로 대우받기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어떤 주어진 권위도 도전 받는 시대다. 주어진 권위를 발휘할 수 있는 획득된 권위가 있느냐를 입증해 보라는 도전이다.
교회 직분에도, 목회자도 여기에 예외일 수 없다. 이것이 이 시대의 현상이다. 그동안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권위가 가장 안전하게 인정받는 곳이었다. 그러나 탈 현대주의의 시대에는 교회 지도자의 권위도 도전의 대상이다. 감히 그럴 수 있느냐고 흥분하는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여전히 후기 현대주의는 불구하고, 현대주의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다. 싫든 좋든 우리의 시대적 상황이 탈 현대주의라면 지도자는 거기에 필요한 지도력을 갖추어야 한다. 도전하는 것, 자체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흥분할 필요없다. 어떤 도전도 받아들일 수 있는 권위가 갖추어지면 된다. 특히 교회의 리더는 ‘주어진 권위’에 반드시 ‘획득된 권위’가 더해 져야 한다. 획득된 권위를 갖고 헌신하는 평신도 사역자들이 많이 배출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지금은 하나님께서 그런 평신도 사역자를 많이 세우시고 쓰시는 시대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획득된 권위로 헌신하는 평신도들이 건방지게만 느껴지고 도전하는 것처럼 생각되어진다면, 그런 사람은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없다. 교회 리더들에게 있어서 획득된 권위는 영력이다. 아무리 나이가 어린 목회자라도 영력 있는 목회자에게는 누구나 고개를 숙인다. 이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후기 현대주의든 탈 현대주의든지 언제나, 누구에게나 아무런 상관없이 적용되는 진리다. 교회 지도자의 영력은 평신도보다도 더 뛰어난 영성으로부터 온다. 영성은 주의 주되심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다. 거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고,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있을 때에 주어진 권위에 획득된 권위가 더해져 그 목회는 강력한 지도력이 발휘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이 교회 지도력도 도전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이것은 부인해서도, 막아서도 안 될 일이다. 다만 어떤 도전이 있더라도 의연히 하나님의 임마누엘 하심을, 그 자리에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있음을 보이면 그만이다. 도전 받을 권위가 있다는 것도, 도전할 만한 권위가 있다는 것도 다 좋은 것이다. 그것을 획득된 권위로 잘 받아줄 수 있다면 도전을 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나, 도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서로에게 다 좋은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은 그런 리더가 필요한 시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