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왕용 교수(시인, 부산대 명예교수, 전 한국크리스천 문학가 협회 회장)
필자는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인 1950년 6.25 사변을 겪었다. 필자의 고향은 지금은 사천시라 바뀐 삼천포 앞 바다의 비교적 큰 섬인 남해군 창선도인 관계로 그 해 8월 초순(음력 7월 7일) 새벽에 인민군에 점령되어 그해 9월의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패주할 때까지 한 달 넘게 공산치하에 있었다. 비록 8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 나이였지만 그 동안 겪었던 참혹한 현실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어린 시절의 호기심으로 교회당에서 개최된 인민재판도 구경하고, 주로 면내의 유지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갇혀 있던 양철로 된 창고에도 가보았다. 그들은 찌는 듯한 더위 속에 그 곳에 갇혀 처형 날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이 갑자기 후퇴한 탓으로 집단 처형은 면하여 대부분 무사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렇게 1950년 당시의 북한 인민군은 어린 내가 보기에도 잔인한 집단이었다.
최근의 북한의 핵실험과 얼마 전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문제 등으로 볼 때, 그 동안 대북 퍼주기 정책인 햇볕 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 동안에 북한에 다양하게 지원된 천문학적 액수의 달러는 결과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비가 되었다는 점을 이제는 누구나 알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돌발적인 죽음으로 인한 대한민국이 처한 유례없는 변고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일은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점에서도 인간적인 도리나 그의 친구(?)에 대한 예의도 없는 몹쓸 인물임이 밝혀졌다.
이러한 시점에 북한을 보는 시각이 우호적인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분명히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여 년간 북한은 대한민국에서 보내주는 달러로 몰래 핵과 미사일을 개발 한 것이다. 겉으로는 6자회담을 하는 척, 핵시설을 동결하는 척, 심지어 폐기하는 척 하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우롱한 것이다. 최근의 언론 기사에는 국정원의 판단에 근거하여 핵실험이 북한 대내적으로 김정운 후계 구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단지 26세밖에 되지 않는 젊은이를 북한의 3대 후계자 즉 김일성 왕조 3대 왕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온 세계가 놀랄 일이 아닌가?
그 동안 대한민국 지원으로 경제 발전에 몰두 하였다면 수백만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지 않고, 굶주리지 않기 위해 탈북하는 사람들도 생기지 않았을 것인데, 그들은 오로지 집권층의 부귀영화와 안위 그리고 체제 유지를 위해 핵과 미사일만 개발한 것이다.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지난 10년 동안 여당을 해 온 민주당은 그 동안의 잘못된 대북 정책에 대하여 국민 앞에 사죄하여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언론의 인터뷰에서 훈수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햇볕 정책의 실패를 깨끗이 인정하고, 분열된 대북관을 없애기에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편승하여 혼란 조성을 기도하지 말고, 대북 정책을 수정하여 국론분열을 막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 지난 10년 동안의 그들의 잘못을 깨닫고 있다는 점을 행동으로 국민 앞에 보여주는 길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제1야당의 길인 것이다.
다행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중심이 되어 미국의 대북 정책은 과거처럼 도발하면 보상하는 방법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 사회와 공존하여 대북 경제 제제 정책을 강력히 펼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대북정책과 대북관을 정부나 여야 보수와 진보를 초월해서 한 마음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이 길만이 북한을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선경제정치로 돌아서게 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기독교계의 보수와 진보 역시 한 목소리를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친북좌파적 일부 기독교인사들 역시 그 동안의 행적을 사과하고 행동으로 바뀐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이 시점에서 친북좌파적 시각을 가진 집단과 사람들을 과감히 버려 그들을 정치계와 시민운동계로부터 추방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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