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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중 덕 목사
-샘터교회
-샘터교육문화원
기독교출판시장이 위기라고 한다. 몇 해 전부터 누적된 어려움은 지난해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맡고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출판사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7년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닐 듯싶다. 물론 이러한 추세는 기독교 출판계만이 아니라 출판계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 출판물의 수요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약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독서가 매우 강조되는 지식기반 사회, 정보사회라는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다양한 책읽기가 요구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순발력 있게 적응하고 보다 나은 자기를 계발하기 위해 책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독서가 경쟁력의 원천이며 존재의 변화와 성숙으로 이끌어 주는 매체라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출판계에 위기가 빚어지고 있는 것인가?
문제의 진단은 우선 사회적 현상과 매체의 발달, 기독교출판계의 안일하고 상업적 태도, 그리고 독자의 독서인식과 생활습관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종이책은 아주 오랫동안 문자정보매체로서 자리를 지켜왔다. 책은 지식과 정보, 경험과 덕을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 간에 실어 나르는 훌륭한 수레였다. 그래서 영문학자이자 문명비평가였던 맥루한은 ‘책은 인간이 창안한 가장 위대한 도구’라고 극찬했다. 그렇다. 책이 없었다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과학기술의 혜택과 고도의 문명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전달매체는 정보사회의 도래와 함께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매체의 발달은 정보의 폭발적인 양적 증대를 반증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종이책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둘째로 이러한 사회적 현상 외에 기독교출판계 자체의 문제도 적지 않다. 외국도서에 지나친 의존성과 몇몇 스타 저자들의 독점 출판, 한정된 영역만을 다루는 편협성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출판되는 기독교도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외국도서의 번역물이다. 기독교 총 출판물의 90%에 해당한다. 나머지 10%의 국내 저작물의 경우는 몇몇 스타 저자들이 독점하다시피 한다. 이는 유능한 저자를 발굴하지 않고 다분히 상업적 목적에만 의존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일이다. 그리고 기독교출판계는 기독교의 대중화를 위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도서출판에 인색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로 기독교출판계의 위기는 기독교인의 독서인식과 독서생활과 무관하지 않다. 성도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가면서 목회자들이 차려 주는 밥상에 익숙하다. 목회자의 설교와 가르침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경향이 있다. 성도들이 성경을 더욱 잘 이해하고 적용하기 위해 책을 읽거나 영적으로 변화하고 성숙하기 위해 스스로 배우는 일에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기독교 출판물은 기독교인에게 공급되는 것인데 수요가 없으면 결국 출판된 도서는 불소시게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살아날 길은 얼마든지 있다. 종이책은 전자책이 감당할 수 없는 기능과 의미가 있다. 다양한 변신을 하며 지금까지 해 왔던 몫을 새롭게 감당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독교 출판계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변화다. 먼저 독자의 필요와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시대를 먼저 읽어 내어 예언자적 입장에 서야 한다. 또한 기독교 대중화와 세상의 변혁을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거시적인 안목과 고도의 출판 및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와 사회에 건전한 독서문화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광고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독서문화 컨텐츠를 개발하여 독자에게 찾아가는 서비스와 마케팅이 필요하다.
한편 교회는 책 읽는 교회로 거듭나야한다. 우리는 세상을 본받지 않고 세상을 이기려면 세상을 읽어야 한다. 또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살아가려면 하나님의 뜻을 읽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세계, 현상 너머에 있는 실체를 현실화시키는 방법은 읽어서 그 의미를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 출판계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길은 세상의 변화를 읽고, 변화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예언자적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하는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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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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