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목사 정론


새해 인사와 12간지

백양로교회 김태영 목사

새해를 맞이하여 덕담으로 ‘금년에는 소띠해니 소처럼 충성합시다.’ 혹은 ‘기축년 새해를 맞이하여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라고 저마다 새해 인사를 나누는데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가급적 12간지나 띠에 관련된 인사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혹 기독교계 신문이나 강단에서도 ‘기축년 새해…’라는 용어를 쓰는데 이는 적절치 않은 언사라 생각한다.

중국에서는 기원전에 12개월의 시간적 부호나 지상의 방위개념으로 사용하다가 갑을병정(甲乙丙丁) 등의 십간(十干)과 자축인묘(子丑寅卯) 등 십이지(十二支)의 글자를 아래위로 맞추어서 3천년전 갑골문에 병자(丙子), 계미(癸未), 을해(乙亥) 등으로 썼고, 이것을 연대로 표기하기 시작한 것은 약 2천년전인 한 대(漢代) 105년 병자년(丙子年)부터였다.

우리나라는 8~9세기 통일신라시대 때부터 12지가 사용되었다. 능묘의 수호신, 석실 내부의 부조 혹은 복장에도 사용되었고, 점차 불교 그림에서 나타나다가 12지의 동물이 재앙을 물리친다고 하여 민간 신앙으로 자리 잡아 숭배하기도 하였다. 오늘에 와서는 점술가들이 띠와 년대를 가지고 운세를 점치는데 많이 사용하고 있다.

십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이고 십이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로써, ‘병자호란’이란 십간(十干,天干)의 ‘병’과 십이지(十二支, 地支)의 ‘자’의 조합단어로 병자년에 일어난 환란이란 뜻이다.
천간의 첫 번째 갑(甲)은 서기 연도의 끝자리가 항상 ‘4’가 되며 을은 5, 병은 6, 정은 7, 무는 8, 기는 9, 경은 0, 신은 1, 임은 2, 계는 3이 된다. 예컨대 금년이 2009년이므로 천간은 ‘기’가 된다. 10년 단위로 1999, 2009, 2019…은 년도의 앞에 천간인 ‘기’가 들어가고 뒤는 12동물 형상의 지지인 ‘띠’가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12년만에 돌아오는 1985, 1997, 2009, 2021은 모두 ‘소’띠가 된다.
또 천간과 지지를 조합하여 60간지를 만들고,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오는 61세가 되는 생일을 회갑(回甲)이라고 한다. 예컨대 60간지 중 56번째인 기미년(己未年)은 1919년(3·1운동), 1979년(YH사건), 2039이 된다.

교회에서의 새해인사는 단순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것보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 하십시오’, ‘새해에는 더욱 주님 사랑합시다’하며 구체적으로 인사를 나누었으면 한다. 기독교적인 새해 인사법을 두고 굳이 불교문화나 사주 운세를 점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기축년’이라는 말과 ‘범띠 모여라’ 등의 용어는 부적절하다. 우리는 죄와 사망, 운명과 사주에서 해방된 하나님의 자녀이다.

예수님이 오신 이후를 표시하는 ‘주후 2009년을 맞이하여 독자님들의 가정에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00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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