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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론
기초교육으로의 개혁
백 성 호 목사
부산 항도교회 원로
본보 논설위원
새 정부의 교육정책의 일환으로 세계적 수준의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하여 국제 중학교와 특목고의 설립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것은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겠지만 정작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교육은 기초적 윤리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 나라의 청소년들은 내일의 문화 선진국의 주역들로 세계무대에 우뚝 세우기엔 의식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적잖은 문제들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 투명성장 기구라는 단체가 전국의 중고교생 1100명을 대상으로 의식수준을 조사한 일이 있는데 반부패 인식지수가 10점 만점에 6.1범 밖에 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그 내용 중에는 만약 10억이 생길 수 있다면 10년간 감옥살이를 해도 죄를 범할 수 있다고 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이 단체가 지적한 문제들을 보면 목적 없는 삶, 황금만능주의, 극단의 이기주의, 자살 유혹 등이 20% 정도여서 이 나라의 장래가 암담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렇게 비뚤어진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을 분석해 본 결과 87.4%가 윤리적 교육을 받은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교육개혁이 일어나야 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문제는 우리에겐 당장 절실한 대응책이 없다는 사실이다.
교육 선진국으로 알려진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같은 나라들은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기초교육(back to the Basics)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선진문화국민으로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교사나 지도자들부터 솔선수범해야 된다고 하면서 범죄 심리학자 제임스 큐 윌슨은 ‘깨진 유리창 이론’을 주장했다.
깨어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다른 유리창들을 깨거나 방치하는 행위가 거침없이 저질러진다고 하면서 깨어진 유리 조각을 보는 대로 줍고 새 것으로 갈아 끼워야하듯이 기성세대가 작은 것 하나라도 방관하지 말고 제때에 고쳐 나가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담배꽁초나 휴지조각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다. 얼마 전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한 스티븐슨 여사가 이 명박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서울은 볼수록 아름다운 도시라고 칭찬할 정도로 이 나라는 풍광이 빼어났지만 거리를 거닐다보면 곳곳에 담배꽁초와 휴지들이 널려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껌이나 담배꽁초, 휴지 등 각종 쓰레기들을 투기하는 현장이 발각되면 벌금을 물리는 법도 있지만 어른들부터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탓하는 사람도 없어 가장 기초적인 문화생활에서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초기 청교도적 선교사들의 감화로 기독교인들은 아예 술, 담배를 안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기초적 윤리교육 차원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겠다. 마침 종교개혁 491주년을 맞이해서 기독교 개혁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개혁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혼탁해진 강 하구에서 맑고 깨끗한 물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은 행위를 말한다. 필자가 섬기던 교회에서는 교우들이 일주일에 두 번 거리에 나가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주운 일이 있었다. 남들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일이지만 가장 기초적인 윤리부터 실천하는 습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적인 현상은 모든 부문에 기초교육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 물리학상 심사위원들도 한국은 일본에 비해 기초과학 분야에서 뒤처져 있다고 했고 과학 분야에서 9명의 노벨 수상자를 낸 일본 이화학 연구소 연구원인 김 유수 박사도 기초과학을 해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일본 과학계를 떠받치는 힘이라면서 단시일 내에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과정에 대해 충실히 평가를 해주는 풍토가 소중하다고 했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세계가 한바탕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신자유주의나 금본주의가 가져온 결과로 기초적인 기독교 윤리의식의 결여가 원인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자랑스러운 미국 달러에 “In God we trust“라고 새긴 대로 하나님만이 모든 것의 기초가 된다는 신앙의 회복만이 오늘의 난국을 극복하고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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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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