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백성호 목사>


그들은 왜 세계 문화유산을 파괴하였는가?


2001년 2월 26일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아프간의 무장 집권세력이었던 탈레반 최고의 지도자 M. M 오마르는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을 따라 나라 안에 있는 모든 불상을 파괴하라고 지시했다. 수도 카불에서 서북쪽 230km 지점에 있는 간다라풍의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 유적인 바미안 미애석불 두개(높이53m, 37m)에 표적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UN 189개 회원국은 불상파괴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유네스코는 특사를 보내고 불교권은 말할 것도 없고 서구 여러 나라들과 이슬람회의 기구까지 불상파괴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외국 취재반들의 접근을 통제한 가운데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작업은 이루어져 수령 1500년을 자랑하던 석불들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세계가 이 불교문화 유산의 손실을 애석하게 여기는데 대해서 M. M 오마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에는 전쟁과 가뭄으로 수백만 명이 죽음의 골짜기를 헤매며 죽었고 죽어가고 있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자들이 돌덩어리에 불과한 불상은 걱정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런 냉혈한들을 증오하는 마음으로 폭파를 지시하였다고 했다.
이란의 대표적인 작가 M. 마흐말 바프는 아프간 바미안 미애석불은 파괴된 것이 아니고 아프간 난민의 비참함을 더 이상 참고 바라볼 수 없어 치욕에 떨며 견디다 못해 스스로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하였다. 소련군의 철수 이후에도 계속된 내전과 극심한 가뭄으로 2,000만 명이 굶주리게 되고 그 중 30%는 난민이며 10%는 굶어죽거나 살해되었으며 60%는 아사직전에 처해 있지만 고고한 석불은 그처럼 위엄을 갖추고 뭇사람들의 숭배를 받으면서도 이 참혹한 비극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가를 느끼고 수치스러워서 무너져 내렸다. 부처가 가진 무일푼의 청빈과 안심입명 철학은 배고픈 중생 앞에 너무나 무기력한 존재임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폭약을 받고 파멸했다는 것이다. 마흐말 바프의 말은 불가의 명언인 “달은 보지 않고 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느냐?”는 유명한 화두를 생각나게 한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63kg 급 여자 역도 경기에서 북한의 박현숙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수상 한 뒤 소감을 묻는 기자회견에서 “장군님이 경기를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니 힘이 솟아올라 바벨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해 중국인들의 조소를 자아냈다. 1999년 8월 세계 여자 마라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북한의 정성옥 역시 기자회견에서 결승지점에서 장군님이 어서 오라고 불러주시는 모습이 떠올라서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을 해서 귀국 후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영웅칭호와 함께 평양의 대형 아파트 한 채와 벤츠 승용차를 하사받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자리까지 얻었다고 한다. 이것은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 세뇌 교육이 얼마나 철저하게 이루어졌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지만 세계의 최고 극빈 국으로 전락한 땅에서 굶주려 죽어가고 있는 동포들에겐 무능하고 부끄러운 실상들인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부자 우상 외에도 대포동 미사일과 핵폭탄이란 우상도 있다. 국가 창건일이나 태양절 같은 행사 때마다 이 세 가지를 신격화하고 찬양하는데 광분하고 있지만 그것들이 가져다 준 것은 가난과 기아와 좌절 뿐 이었다. 그러므로 한 때 북한에서 형식적으로나마 핵을 포기한다는 뜻으로 냉각탑을 폭파했듯이 무능하고 나약한 우상들은 진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스스로 무너져 내려야 할 것이다.

200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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