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인격

박 의 영 목사(경성대학교 교목)
하나님은 인간을 자기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 창조하셨다. 하나님의 형상이란 육적인 형상이 아니라 영적 또는 정신적 형상이다. 이러한 고귀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기 때문에 타락하게 되었으며,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에게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 안에 성령을 보내주시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켜 주셨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안에 상실되었던 하나님의 형상을 성령의 인도하심과 역사에 의해 회복시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의 인격을 닮아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 않고 이중적 인격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데 있다. 가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을 가진 사람을 주위에서 보게 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위선적이거나 가식적이라고 한다. 일반 세상 사람들이야 삶의 처세로 요령을 부리며 이중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닮은 진실 된 삶의 모습으로 살아야하며 지금 당장 그리스도와 같이 완전하게 될 수는 없어도 적어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몸부림치는 모습은 있어야 한다. 주님은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 좇아 나느니라”(마5;37)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왜 그리스도인들이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말하지 못하고 이중성을 가지고 행동을 하느냐 이다. 그것은 삶의 자세가 하나님 중심으로 살지 않고, 아직도 사람 중심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보시는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Coram Deo’(하나님 앞에서)라는 말을 많이 쓴다. 입으로는 ‘하나님 앞에서’ 이지만 행동은 ‘사람 앞에서’ 잘 보이기 위해 행동을 해야만 바른 처세술인 것처럼 알고 살아가는 자들이 많이 있다. 그것도 일부 목사와 장로들이 그렇게 행동하고도 전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자꾸만 외면을 당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반 세상 사람들은 교인들을 보고 말은 참 잘하는데 그 말과 행동에 진실성과 신실성이 없다고 꼬집고 있는 것을 알아야한다. 하나님 중심으로 살면 모든 면에서 진실성과 신실성이 나타나지만, 사람 중심으로 살다보면 사람 맘에 들기 위해 이 사람 앞에서는 이렇게 하고, 또 저 사람 앞에서는 저렇게 하다 보니 진실성은 없고 이중적인 인격자로 낙인 찍히게 된다. 또한 교만하기 때문에 이중적인 인격자가 된다. 자기는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차별된 모습을 보이려고 하다 보니 이중적이 되고 만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을 좀 더 다른 사람과 구별시키기 위해 고상하고 거룩하게 하려다 보니 거만하고 거짓된 모습이 나타나게 되어 나도 모르게 가식적인 이중인격자가 되는 것이다. 주님은 “화 있을 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마23:27)고 말씀하신 것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교만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성을 나타내기 위해 그들은 외식하게 되었고 가식적이 되어 결국 그들의 이중인격이 주님 앞에서 책망 받게 된 것이다. 야고보는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제갈 먹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 것이라”(약1:26)고 하였다. 세상에서 소금과 빛된 삶으로 살기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을 속이는 이중인격의 헛된 경건은 다 성령의 역사로 없애 버리고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중심의 겸손한 진실된 인격을 소유하도록 힘써야겠다.

200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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