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신드롬 어디까지

백 성 호 목사 ·부산 항도교회 ·본보 논설위원
정부, 특정종교(불교) 비호한다는 비난받아 안돼 요즈음 국내 매스컴에서 온통 빅 이벤트로 보고하고 있는 신정아 씨의 학력위조 사건은 단지 가짜박사학위 정도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긴 꼬리를 끌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 배후가 드러났고 그녀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있던 변양규 씨는 누구보다도 도덕성이 요구되는 청와대 정책실장이었고, 특정종교의 옹호자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신씨가 동국대학교의 교수로 임용되도록 외압을 가할 때 변씨는 정부예산을 다루는 기획예산처 장차관을 지냈고, 사건의 현장이 불교의 도장인 동국대학교이며 변·신 양씨의 신드롬에 놀아난 자들이 불교계의 고승대덕들이고 보면 문제의 파장은 정계 교육계를 넘어 종교계에까지 번져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변씨가 정부 예산처 장관으로 있을 때에 동국대 재단이사장이었던 승려의 소유인 울주군에 있는 흥덕사는 문화재가 아니고 개인 소유의 절이어서 특별교부세 지원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찰에 10억의 국고를 지원하도록 중앙과 지방에 지시한 것 외에도 동국대 재단 이사장과 이사로 있는 승려들이 회주나 주지로 있는 강원도 평창군의 월정사에 문화재 보존과 복원사업이란 명목으로 3년간 47억여 원의 국고를 지원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가 드러났다. 그리고 전국 여러 사찰들에도 국고 보조금이 지원되도록 직권을 행사한 혐의가 밝혀지고 있어 검찰은 외압과 청탁의혹을 신씨사건과 관련해서 조사 중이다.
변씨는 결국 국사는 뒤로한 채 한 여인과의 애정행각을 빌미로 자신이 신봉하는 특정 종교를 위해 국민의 혈세로 된 국고를 축내왔으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일에 전념해 온 청와대 정책실장이 아니라 숭불정책가가 되고 말았다. 한국 불교는 노무현 정권 이전에도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정부로부터 고유 문화재 복원이란 명목으로 엄청난 혜택을 누려왔다. 불교는 전통사찰 보존법에 의해 지금도 문화재 관리비란 명목으로 매년 많은 국고지원을 받고 있고, 관광객들로부터 받는 입장료 수입 외에 신도들의 시주로 명산대찰이란 이름에 걸맞게 웅장하고 화려한 사찰을 실현하고 있다. 같은 불교 종파 안에서도 뜻있는 자들의 비판이 회자되고 있다. “이 풍진 세상을 벗어나 산자수명한 곳에서 정결한 사원을 웅장하게 짓고 금칠을 한 존엄한 불상을 모시고 속세와 인연을 끊고 단신으로 도반들과 함께 송풍나월하며 새소리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신도들이 가져다주는 공양으로 걱정 없이 생활하며 목탁 염불 송경 좌선하고 수림사이를 산책하며 세월을 잊고 사는 자들이 과연 수행자들인가?”하고. 대한민국 헌법은 국교를 허용하지 않으며 특정 종교를 지원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부가 특정종교를 비호한다는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숫자 적으로 우세한 기독교에 의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꾀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재개발과 관련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전 청와대 정윤재 비서관의 검찰 조사를 지켜보면서 노무현 정부의 그 도덕성을 자랑했던 386세대가 몰락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2007.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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