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여!

이만희 목사(부산영락교회)
우리 안에 예수그리스도의 ‘나눔과 섬김’이 회복되어야… 새로운 신조어가 나왔다. 1980년대의 ‘여피족(yuppies)’, 1990년대의 ‘보보스족(Bobos)’에 이어 2000년대 새로운 엘리트 그룹을 뜻하는 ‘욘족(yawns)’이 그것이다. 이 말은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에서 제일 먼저 사용했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해 세상에 부각된 말이다. ‘여피족’이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전문직 고소득층을 대변하고, ‘보보스족’은 정신적으로 히피의 자유 성향을 지향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실리를 추구하는 디지털시대의 엘리트인 반면, ‘욘족’은 ‘젊고 부자지만 평범하게 사는 사람‘(young and wealthy but normal)을 의미한다. ‘욘족’은 대대로 부를 물려받아온 부자들과는 달리 지난 10년간의 자산 붐 시대를 거치면서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30~40대에 수천만 달러 또는 수십억 달러의 부를 일군 사람들로, 자신의 부를 요트나 제트기 등을 사는 데 소비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재산을 자선사업 등에 쓰면서 가족과 함께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여피족’의 상징이 아르마니 옷에 BMW였다면, ‘욘족’의 상징은 도커 같은 평범한 캐주얼 의류일 정도로 맵시 있기 보다는 매우 투박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욘족’의 대표적인 인물로 빌 게이츠(51)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들었다. 그는 비록 대저택을 갖고는 있지만, 놀랄만한 규모의 자선활동과 촌스러운 옷차림, 친근한 가족관계 등이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고 전했다. 나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소개한 ‘욘족’인 빌 게이츠나 필립 버버, 제리 양, 피에르 오드미야르 등이 기독교인 인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이전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부를 자신들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사용한 반면, ‘욘족’은 그 부를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은 그들을 ‘멋’있다고 한다. 성경적 가치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지금도 세상은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보여주신 ‘나눔과 섬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리스도인들은 그 최고의 가치를 구닥다리로 여기면서 치워 버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러 떠났던 귀한 형제자매들이 가슴 아픈 일을 당한지도 벌써 한 달 하고도 열흘이 지났다. 비록 규모와 형식은 다르지만 그들의 ‘나눔과 섬김’의 마음이 ‘욘족’과 다르지 않은데, 아니 오히려 있기 때문에 베푸는 ‘욘족’보다 없으면서도 베풀려는 그들의 마음이 더욱 귀하고 아름다운데, ‘욘족’을 ‘멋’있다고 하던 사람들이 그들에게는 욕을 한다. 왜 그럴까? 어쩌면 그리스도인들에게서 ‘나눔과 섬김’을 보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스도인들과 ‘나눔과 섬김’을 함께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서 ‘나눔과 섬김’의 정신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그들을 통해 십자가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지금 피의 호소를 하고 계신다.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나눔과 섬김’이 다시 회복되는 날, 바로 그 날이 억류되어 있는 형제자매들이 모든 매임을 끊고 자유를 얻는 날이 될 것이다.

200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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