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 영 목사 (경성대학교 교목)
요즘 여기저기에서 교회안의 불협화음이 들려오고 있다. 이 지상에서 가장 사랑이 넘쳐야 할 사랑의 공동체가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삭막한 세상에서 사랑에 목마른 자들이 교회를 통해 신선한 사랑의 갈증을 해소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미움과 증오의 독소에 오염되어 병들어가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주님의“하나님 사랑”·“이웃 사랑”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마 22:37~40)이라는 말씀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성도들은 사랑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특히 금년은 1907년 대부흥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오는 주일은 성령강림절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갈등과 미움과 분열의 아픔 가운데 있는 교회는 성령강림절을 통해 새롭게 변화되는 역사가 있기를 기원한다. 그러기 위해서 100년 전의 대부흥운동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으며, 또한 100년을 맞는 이 기회에 교회가 어떤 변화를 통해 세상에 희망과 기쁨을 주어야 할지를 찾아야겠다. 먼저, 1907년의 대부흥운동은 선교사들의 말씀공부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기도를 통한 성령의 역사였다고 하겠다. 특히 1907년 1월 14일 저녁집회 때에 북장로회 블레어 선교사가 고린도전서 12:27을 읽고“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몸이요 그의 지체들이라”고 설교한 후에 교회 안에 신비한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교인들은 느끼게 되었고, 강한 성령의 역사가 임재 해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역사가 요원의 불길처럼 전 교회로 퍼져 나가게 되었고, 길선주 장로에 의해 더욱 불붙어 대부흥운동이 시작 되었다. 대부흥운동은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몸이요 그의 지체들이라”는 믿음 안에서 시작되어진 것을 알고, 교회내의 모든 갈등을 그리스도의 한 몸이요, 지체라는 인식에서 해결하도록 해야겠다. 더 나아가 이번 성령강림절에 그 어느 때보다 초대 예루살렘교회에서 “믿는 무리가 한 마음 한 뜻이”(행4:32)된 것같이 성령의 강한 역사를 통해 변화가 있기를 기원한다. 다음, 성령강림절에 성도의 근본적인 삶의 아름다운 덕인 “사랑과 희락과 화평”의 열매가 풍성하게 맺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교회야말로 지상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공동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어야겠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고,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행2:44~47),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흥분시켜 주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그 이상이다. 맑스는 이러한 지상 낙원을 실현시키려고 꿈꾸다 실패하고 말았다. 그것은 성령의 역사 없는 인간의 욕망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성령강림절에는 어느 교회든지 사랑과 희락과 화평이 넘치는 천상교회의 그림자인 지상교회를 내가 먼저 만들어 보겠다는 꿈과 희망이 실현되는 역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내가 죽어야 교회가 새롭게 태어난다. 바울은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롬8:13)라고 한 것 같이, 이번 성령강림절을 통해 성령의 강한 역사로 육신적인 몸의 나쁜 행실을 죽이는 기회가 되어야한다. 많은 교회의 문제점들을 보면 ‘내가’살아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내가 죽어 거듭나지 아니하고는 교회의 복잡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교회문제의 해결점을 내가 사는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내가 먼저 죽는데서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내가 죽으면 교회가 산다는 것을 이번 성령강림절을 통해 알도록 기도하자. 성령이시여! 이번 강림절을 통해 상처받은 심령과 교회들을 새롭게 치료시켜 주시고 이 땅의 교회들이 사랑의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