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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목사
GM대우 한국 사장으로 근무하다 얼마전 중국 상하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으로 승진 발령을 받아 떠난 닉 라일리씨는 한국 체류 3년 간 3배의 자동차 판매 실적을 올리고 본사로부터 그 경영 실력을 인정 받았는데 그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눈은 떠서 보고 입은 다물어라”고 하였다.
눈은 크게 뜨고 한국 문화를 보면서 이해하고 입은 무겁게 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무엇인가 보화를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은 투자 여건이 까다롭고 큰 이익을 얻기가 어렵다고 말들이 많은 가운데 최고의 CEO들 중의 한 사람으로 지목을 받고 있는 닉 라일리씨는 묵묵히 일에만 물두하므로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라고 하는 명언의 실체를 터득한 사람으로 보인다.
오늘날은 다변의 시대이다. 정치계나 경제계나 문화계는 말할 것도 없고 종교계 특히 우리 기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 밖에서야 말이 효율적인 의사 전달 수단이기에 무수히 주고 받고 갑론을박하며 먹고 먹히는 말잔치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교회 안에서는 성경의 지혜문서가 교훈하는 대로 될 수 있으면 말을 아껴야 하겠다. 왜냐하면 하늘도 말이 없고 태산도 말이 없고 바다도 말이 없고 하나님도 위대한 침묵을 지키시기 때문이다.
근래에 교계에서 일고 있는 신학사상 논쟁, 교단 정체성 문제, 지도급 인사들의 도덕성 시비등은 결국 실속 없는 말잔치도 끝나고 말았다. 또 최근에 상업주의적인 과대망상가로 보이는 댄 브라운 이라는 작가가 쓴 다빈치코드라는 소설과 그것의 반작용을 빌미로 거대한 수익을 노린 영화의 상영을 앞두고 교계는 너무 과민한 대응을 하지 않았는가 자성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태여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기독교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관이 확립되어 있는 대중들에게 다빈치 코드는 황당무계한 넌센스로 받아드려지고 있고, 세계적인 저명한 통신사들이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콜링우드는 “서양 세계에 있어서의 역사 의식은 실상 헬라 로마시대가 아니라 기독교와 함께 시작하였다”고 지적하면서 “4, 5세기에 이르러 서양의 역사관은 기독교 사상의 혁명적 영향을 받아 혁신되었다”고 말하였다. 그것은 헬라와 로마 역사학의 두 기조인 낙관적인 인간 본성론과 형이상학적인 실체론등은 파멸을 겪게 되었는데 결국 다빈치 코드는 헬레니즘적 이단인 영지주의의 재생을 시도해 본 것에 불과한 것으로 신불신간에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차제에 우리는 누가복음 16장에서 예수그리스도의 비유의 말씀인 부자와 나사로의 경우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나사로(히브리어 앨아자르 : 하나님이 도우시는 자라는 어원에서 온 헬라어 음역)는 한마디로 위대한 침묵의 사람이다. 그가 부자집 문전에서 음식 쓰레기를 주워 먹고 중한 헌데를 앓으면서도 부익부 빈익빈의 부조리를 한 하거나 주인과 파티장에 드나드는 상류층에 욕설이나 불평 한마디 없다. 개들이 와서 헌데를 핥으므로 따갑기도 하겠지만 아프다고 신음 소리를 낸 일이 없고 심지어 죽어 천국에 개선하여서도 아무런 말이 없다.
부자도 죽어 지옥에 떨어진 주제에 분수도 모르고 아직도 나사로를 심부름꾼 정도로 여겨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오라느니 세상에 보내어 그 곳 사정을 전해 달라느니 부탁도 하지만 기왕 내친김에 세상에서 지키던 침묵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왜 그랬을까? 그의 이름이 암시를 한다. 비록 걸인 신세로 문전 박대를 받고 만신창이가 되어 죽음에 이르는 병을 앓으면서도 공의의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었기에 인생이란 것이 단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2막, 3막에서 내세까지 이어지는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사로의 침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우리가 생존 세계에서 어떤 형태로 살고 있던지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도우심 때문이다.
이 다사다난 하고 변화무쌍한 땅 위에서 원망과 불평의 소리를 내지 않고 말을 아낌으로 일 하시는 절대자 앞에 무안을 당하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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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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