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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속에 푸른 눈을 여는 이는 부처를 볼 것이요, 사랑 속에 구원을 깨닫는 이는 예수를 볼 것입니다.“ 이는 불교 조계종 종정이 지난 석탄일에 발표한 봉축 법어다. 불교계의 최고 지도자인 종정이 불교 최대 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법어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의 상징으로 명시한 것은 처음이라며 매스컴이 대서특필했다.
무슨 의도에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지만, 그리스도를 사랑의 상징으로 인정한 것만은 틀림 없다. 대부분의 종교가 사랑과 자비를 표방하고 있지만 “자신을 희생물로 하여 인류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낸 그리스도의 사랑”을 진리로 하는 기독교야 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랑의 종교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은 교회에 사랑의 징표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교회의 사회복지 참여 필요성이 나타난다. 사회복지는 우리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의 징표인 동시에 세상과 우리를 잇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사회복지가 가장 효과적인 선교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교회가 우리사회의 아픔과 소외된 곳에 대하여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목회자가 늘어나고 나름대로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개교회도 많아졌다. 이와 더불어 목회자나 교인들을 대상으로 교회의 사회복지 실천에 대한 강좌도 많이 개설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반겨야할 입장에 있으면서도 정작 우려와 더불어 씁쓸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뭘까? 이른바 교회의 사회복지 실천전략 세미나라 해서 들여다보면, 사회복지 프로그램 매뉴얼을 중심으로 정부예산을 따내는 방법등 자칫 자기 희생없이 사회복지 현장에 편승하는 요령을 교육하는 것으로 비쳐질 부분이 적지 않다.
사회복지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주체로서 재정을 포함한 모든 부담을 하는게 원칙이다. 그러나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사회복지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서 민간의 참여가 필요하게 되고, 여기에 민간영역으로 대표되는 종교계의 자발적 참여가 요구되는데 불교와 카톨릭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세상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며칠전 발표된 사회 통계에서 지난 10년간 국내 천주교 신자가 219만명, 불교신자는 40만명 늘었는데 기독교 신자는 오히려 14만명 줄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동안 늘어난 전체종교 인구수가 237만명이라 하니 전체의 92%가 천주교로 쏠렸다는 얘기다. 그 이유로 천주교가 지니고 있는 청렴성이나 민주화기여도를 얘기하지만 무엇보다 적극적이고도 조직적인 사회복지 참여에 기인한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결단없이 사회복지에 대한 무임승차를 위해 머리를 짜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단순히 사회복지 프로그램 제시만 논한다면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내에서 150명 남짓한 교인으로 지역사회복지관과 연계하여 복지사업과 선교를 효과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한우리감리교회’의 경우가 모범사례라 할 수 있고, 부산 사하구 당리동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교실을 운영함으로써 지역사회 문화창달과 주민들의 정서적 지지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동신교회의 접근방식이 훨씬 참신한 전략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사회복지가 단순한 불우이웃 돕기 수준의 구빈적 형태에서 벗어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정보공유나 지자체와의 협력관계, 지역사회 자원개발등 사회복지 실천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교회의 사회복지 참여에 있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사회복지에 대한 기본이념과 복지에 대한 기독교적 마인드의 정립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교회가 지역사회를 진심으로 섬기고 봉사함을 기본정신으로 하여 교회 시설을 개방하고 인력과 재정을 기꺼이 지원하고자하는 마음 그리고 지역사회 전문조직과 자원들을 흔쾌히 연계하려는 열린 마음등이 교회 사회복지의 실천 전략이 되어야 할것이다.
박 영 규 관장
사상구 사회복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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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6.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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