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혼식이 아니라 결혼을 준비하자


결혼이란 무엇인가? 두 사람이 만나 서로 하나 되는 것, 행복의 변주곡, 아름다운 보석상자, 모든 것을 버리고 난 뒤 모든 것을 얻는 것, 하얀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 것. 사춘기를 지나 결혼을 꿈꾸는 결혼적령기의 처녀 총각들에겐 ‘결혼’이란 말보다 더 가슴 설레게 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땅의 수많은 젊은 남녀들은 동화 속의 왕자와 공주가 되어 백마를 탄 신랑, 백설 공주 같은 신부를 꿈꾸며 결혼의 그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 멋진 결혼을 위해 오랜 세월 아름다운 가구, 예쁜 이불과 옷, 텔레비전, 비디오, 냉장고, 반지, 목걸이, 더 나아가서 자동차, 아파트 등 혼수품을 준비하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위한 저축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배우자가 정해지고 결혼할 날이 잡히면 그들은 결혼식을 준비한다.
그런데 그 결혼 준비라는 것은 대부분 예외 없이 혼수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식장을 예약하고 신혼여행 계획을 세우고 청첩장을 돌리면 결혼준비가 거의 다 됐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미혼남녀들이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빠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결혼’을 위해서는 아무런 준비가 없다. 결혼을 하면서 누구하나 자신들의 결혼이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하나 파경을 원하는 사람도 없다. 마냥 장미 빛 꿈을 꾸며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가장 멋진 결혼식을 치르고 가장 행복한 부부가 되어 살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결혼 준비에 관한 예비신랑, 신부들의 보편적인 생각들이기에 가정사역자로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는 목적은 오직 한가지다. ‘결혼한 사람’이 되기 위해 결혼한다. 그래서 결혼은 항상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 운전면허증이나 요리사 자격증을 하나 취득하는 데에도 비용과 시간, 노력을 기울이면서 평생 영원히 함께 해야 할 부부로서의 내면의 준비는 전혀 없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외적인 부분만을 준비하는 것이 결혼이라니 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독일의 시인 하리 하이네는‘결혼이란 어떤 나침반도 항로를 발견할 수 없는 거친 바다의 항해다’그렇다. 항로도 없는 거친 바다를 나침반도 없이 항해하니 난파선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결혼준비는 결코 혼수준비가 아니다. 청년의 때란 바로 미래의 가정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기에 그 준비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20~30년을 살아온 남녀가 한 공간에 살면서 부딪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 이 때 서로의 차이와 갈등을 조화시키는 방법과 어려움을 당했을 때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결혼이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는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준비된 결혼은 아름답고 행복하다. 따라서 이제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자세는 ‘결혼식’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의 결혼설계도에 따른‘결혼’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아가 교회 역시 특히 결혼을 앞둔 미혼 청년들에게 결혼 전 예비교육 프로그램들을 교회 내 도입, 적극 실시함으로써 목회자들이 주례한 뒤에 성도들의 가정이 깨어져 더 이상 이혼하는 사례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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