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태국선교방문을 다녀왔다. 필자가 출석하는 부산산정현교회가 2001년 재건 50주년을 기념하여 태국 ‘넝키아우’지역에 교회를 헌당한데 이어 몽족과 카렌족 부락인 해발 1,500미터 고지의 ‘매해’지역에 선교센터(교회와 기숙사)를 세워 현지 사역자들을 통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부산노회 서부시찰회 산하 다대중앙, 동신, 산정현 세 교회가 연합하여 매해센터를 선교방문한 것이다. 센터에는 현재 50명의 초중학생들이 생활하고 있고, 22가정 70여명의 성도들이 예배에 출석하고 있는데, 저 옛날 사무엘 선지자의 ‘라마나욧 공동체’를 보는 듯 했다.
이번 선교사역은 예년과 비교해 몇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먼저 사역 내용면에서 의료선교에 한하지 않고 지역복지선교를 표방하고 의료와 이·미용, 시력보정 등 주민 편익봉사와 아울러 전문 복지프로그램을 접목함으로써 선교에 활용 가능한 여러 영역을 개척하며 시도했다는 점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대거 참여해 기존의 선교사역에 더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하였는데, 주민들의 시력을 측정하고 60여명에게 돋보기 안경을 제작하여 시력을 보정해 줌으로써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었고, 사회복지사들은 수공예 동아리활동을 통한 청소년집단지도와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천연수제비누 제조법 전수를 통한 지역조직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쳤다. 물론, 세계 곳곳에서 각종 교육, 주택개보수, 문화예술등 다양한 선교활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개교회 중심의 단기선교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겠다.
또 하나 의미있는 것은 노회 시찰회 차원에서 연합으로 참여한 점이다. 일정진행은 그동안 센터를 운영해 온 산정현교회가 주도하였지만, 방문단 33명중 노회장과 담임목사를 비롯하여 10명의 타교회 성도가 함께 참여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흔히 선교현장에서 말하기를 여러 교회가 연합하여 선교사역을 한다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적어도 이번만큼은 그러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 “주안에서 철저히 죽어짐이 있어야 생명을 얻을 수 있다”며 연합사역에서의 겸손과 낮아짐을 강조한 동신교회 담임목사의 권면을 시작으로, 헌신적인 사역을 통해 다소 미온적이던 분위기가 반전되고, 연합선교의 효과성을 충분히 느끼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산정현교회가 자발적으로 태국선교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재건5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던 중 마침 같은 노회 소속 산성교회가 치앙마이에 현지사역자 교육과 학생기숙시설을 위한 선교센터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치앙마이 인근 산족 선교의 필요성을 느끼고 권유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어 2005년엔 대연교회가 태국 북부 ‘난’ 지역에 선교센터를 건립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몇 년 사이에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선교의 삼각편대로 진용을 갖추게 된 셈이다. 또한 이번 선교방문에는 치앙마이산성센터 인근에 위치한, 에이즈나 마약으로 사망한 주민들의 자녀를 모아 양육하고 있는 고아원에 동신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방문함으로써 새로운 또 하나의 역사가 기대되는데, 이런 식으로 사역이 확장되면 직접 관리하지 않더라도 서로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며 구체적으로 협력하여 사역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여러 지체들이 연합하여 동거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선교사역은 여러 교회가 일정한 권역 내에서 위치를 점하고 자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기능적으로 동역하는 이른바 해외선교의 새로운 접근 모델을 제시한 기회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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