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톤에서 연세대까지


최근 들어 한국교계는 해묵은 자유주의신학의 성공과 팽배하는 종교다원주의사상이 보수적인 개혁주의 신학의 뿌리에까지 침투하여 성경적인 바른 신앙의 줄기를 위협하고 있는 갈등과 진통의 시대를 겪고 있다.
한국교회 신학은 일명 미국 북장로교신학이라고도 불리우는 청교도적 개혁주의 정통신학을 공부한 선교사들에 의해 전해진 보수신학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청교도적 개혁주의 정통신학이라 함은 17세기 영국의 청교도신학자들에 의해 작성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문답에 나타난 신앙형태와 신학사상을 충실히 추종하는 신학이었고 요한 칼빈의 개혁주의 사상을 성경적인 것으로 알고 지지함과 동시에 주초를 금하고 주일성수를 힘쓰는 청교도적 생활을 강조하는 신학이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어쩌면 1930년대를 전후하여 미국의 프린스톤 신학교가 거센 자유주의 신학기류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것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아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프린스톤 신학교는 거의 100년 이상 신학적으로 지도자역을 담당하였던 정통신학의 온상으로서 아취말드 알렉산더, 찰스 핫지, A.A 핫지, 비비 워필드, 그레샴 메이천 같은 유능하고 탁월한 보수주의 신학자들의 총 사령실 역학을 수행해 왔던 것이다.
19세기말 독일 신학계를 대표했던 릿츨, 하르낙, 헤르만 같은 급진적인 자유주의 신학이 미국내에서 다수의 추종자들을 얻으므로 프린스톤은 몰락의 위기를 맞이하였으며 당시 미국 북장로교회가 경영하던 뉴욕소재 유니온 신학교는 좌초하고 말았다.
그것은 독일 베를린대학교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찰스A 브릭스가 유니온 신학교에 교수로 취임하면서 독일 자유주의 신학의 입장을 받아들여 성경의 신적권위와 영감설을 부인함으로써 야기되었던 것이다.
브릭스 교수는 북장로교 총회로부터 재판을 받고 목사직까지 면직 당하는 소동을 겪었으나 그 판정을 못마땅하게 여긴 유니온 신학교가 그를 계속 두둔하다가 결국 총회를 이탈하게 됨으로써 개혁주의 정통신학을 표방했던 미국신학은 양분되고 드디어 좌경화의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었다. 프린스톤의 세속화를 끝까지 반대했던 그레샴 메이첸 박사가 1929년경 사임을 하고 그의 신앙동지들과 함께 버지니아 필라델피아에 모여서 구 프린스톤 신학의 계승을 목적으로 하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세웠고 지금도 메이천 박사의 제자들과 후배들이 보수적인 개혁주의 신학을 고수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1937년 메이천 박사가 사망함으로써 정통 보수신학은 그 황금기의 막을 내렸고 노도와 같이 밀어닥치는 자유주의 신학사상 앞에서 고립되고 영향력을 상실하였던 것이다.
그 예로 구 프린스톤 신학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훼이스 신학교 카버난트 신학교등은 목사 지망생이나 신학생들이 없어 몇몇 한국 유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현상 유지를 하고 있거나 아예 문을 닫아 버리고 만 사실이다.
오늘의 연세대학교는 1885년 4월5일 고종황제의 재가를 얻어 입국한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 H.G 언더우드에 의해서 시작된 청교도적 보수신학의 감화로써 이 땅을 복음화 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미션 스쿨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거칠은 세속주의 물결이 구미에서 자유주의 신학을 공부한 교수들의 주도하에 흘러들어 오더니 지금은 세속적이고 상업적인 거대한 종합대학교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작금에 교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는 정통보수신학의 선두주자임을 자처하는 교단의 신학교가 자유주의 신학 논쟁의 구설수에 휘말려 고심하는 현장을 보면서 이것이 비단 K교단의 문제라고만 할수 있겠는가? 그리고 한국 기독교계의 전체에 스며든 세속화 좌경화의 물결이 아니라고 누가 호언장담 하겠는가?
그러므로 정통신학 수호의 최후보루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교단의 자유주의 신학논쟁은 그 씨가 될만한 생각이나 언행조차 삼가므로 좌경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 신학을 정화하려는 사명의식을 굳히는 기회로 삼아야 되겠다.
200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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