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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목사
부산 항도교회, 본보 논설위원
최근 모 기독교계 신문 사설을 읽었는데, 수도권 용인시에 있는 향상교회 이야기가 나오고 담임 하고 있는 정주채 목사의 웃는 얼굴이 실린 것을 보고 오래간만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흐뭇한 감동을 맛 보았다.
내용인즉 향상교회가 교회당 건축을 위해서 사놓은 땅값이 올라 놀랍게도 40억원의 차익을 얻게 된 것도 놀라운 일이거니와 그 돈이면 현대식 대형 교회당을 지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 목사와 당회원들이 깊은 사색 끝에 교회당은 교우들이 헌금을 해서 짓도록 하고 40억의 거금을 사회로 환원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최근에 우리 정부가 이룬 메인이슈 중 하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부동산 투기억제정책 발표라고 할 수 있겠다. 특별히 수도권 그린벨트나 농지를 헐값에 사두었다가 느닷없이 발표되는 도시계획이나 상공업단지와 택지조성 하달에 하루아침에 땅값이 올라 천문학적 액수의 차익을 남기는 투기꾼들로 말미암아 나라의 경제를 망치고 집없는 가난한 서민들을 좌절케 만드는 부조리와 비리의 풍토 속에서 정 목사와 향상교회의 결단은 멍울진 우리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소위 허가 맡은 도둑들이라고 지탄을 받고 있는 현직 고급 관리들이나 프락치들이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상습적으로 투기를 해서 떼돈을 벌고 거액의 비자금을 깔고 앉아서 어리석고 순진한 백성들을 인면수심으로 우롱하고 있는 이 불신의 시대에 향상교회의 선행은 우리 기독교계의 승리요 그동안 낯 뜨거운 잡다한 실수들로 말미암아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져 휴지처럼 짓밟히던 기독교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장거라고 할 수 있겠다.
향상교회가 땅을 매각함으로 생긴 거금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2004년도 7월경이었다. 처음에는 십일조에 해당하는 4억원 정도를 생각하였었지만 1년여의 세월이 흐르는 가운데 차익금 전액을 환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미 작년에 결정된 사안이지만 밖으로 들어내지 아니하고 가슴에 품고 있던 고운 뜻을 우리에게 알려준 이는 지난 9월9일 오전에 방송된 ‘손석희의 시선집중’프로였다. 향상교회의 결단이 알려지자 교계는 물론 사회적 반향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이와 같이 초대교회 기사 같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는 각 포털 사이트를 통해 매스콤으로 확산되고 있고 무척 오래간만에 한국교회를 칭송하고 격려하는 소리가 모아지고 있어 듣는 이들이 행복하다.
대도시 변두리에 생활터를 마련하고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는 1200여명의 서민들이 모이는 향상교회인들 재정이 넉넉해서 40억원의 거금을 사회로 환원하려 하였겠는가? 그들이 헌금을 해서 교회당을 짓겠다고 결정하기까지는 교회정황과 형편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지도자에겐 적잖은 고뇌와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기복적 신앙에 기울고 있는 한국교회 교우들이라면 이번에 땅을 팔아서 얻은 40억원은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당을 웅장하고 아름답게 지으라고 은혜로 허락하신 축복이라고 할렐루야를 왜칠 기적으로 여길 것이다.
그런데 향상교회는 이 사건을 또 기사로 만들었다. 정 목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애써 사실을 숨기려 했고 공치사를 거절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교계를 향하여 특별히 대교회를 지향하는 추세에 일침을 가했다. “부동산 투기를 해서 차액을 남기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데 교회까지 그래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교회당을 건축하는 것은 우리 교인들이 헌금을 해서 하고 나머지는 이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단순한 생각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TV에서는 로또복권에 뛰어 들었다가 패가망신한 몇몇 인사들을 소개하는 프로가 방영되었는데 거기에 목사도 한사람 끼여 있어 얼굴이 뜨거웠다. 그 목사는 당첨이 되면 교회당을 지으려 했다고 믿기지 않는 변명을 했다.
차제에 향상교회의 결단은 한국교회의 인식을 바꾸어 놓은 처신으로 침체일로에 있는 한국교회를 향상시킨 쾌거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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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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