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는 말 가운데 중요한 하나로 ‘복지’를 들 수 있다. 한때 21C 유망직종의 하나로 각광을 받은 직업이 ‘사회복지사’였고, 그래서 대학마다 주·야로 사회복지학 과정을 개설하였다. 신학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신학생은 물론이고 적지 않은 목회자들도 사회복지를 학습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국가 위상의 척도중 하나로 그 나라의 복지수준을 고려한다니 ‘복지’가 현대사회에 있어서 핵심 키워드임이 분명하다.
이렇듯 ‘복지’가 보편적이고 우선되는 사회임을 전제로 한다면 복지분야를 선점하는 것이 바로 사회를 선도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이에 부합하여 지난 6월24일 ‘부산·경남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가 창립되었다. 이날 모임에는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진 교계지도자들이 130여명 참석했는데 고무적인 것은 대부분이 현직 목회자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모임에선 사회복지학 교수의 발제에 이어 서울 등촌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내에서 사회복지관과 연계하여 복지사업과 선교를 효과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교회의 사례보고도 있어 내용적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대체로 선교전략으로서 복지를 생각한다. 필자도 본보 422호의 ‘사회복지는 교회와 세상의 통로’ 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변화된 현대사회는 선교방식도 다양해져 의료, 문화, 스포츠등 분야별로 선교를 전개해서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런면에서 볼때 사회복지는 선교에 있어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 교계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복지사역을 전제로 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하는 시점에서 사회복지에 대한 개념 정립을 여기에 머무르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간 단계, 즉 ‘복지‘ 그 본질적인 의미에 대한 성경적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감리교신학대학 이원규 교수는 선교를 복음화와 인간화로 구분하고 복음화는 전도를 통해 그리고 인간화는 봉사를 통해 성취되는데, 인간화를 위한 봉사는 교회봉사와 사회봉사로 구분할 수 있다고 논한 바 있거니와 성경은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설명해주고 있다.
교회의 사회복지에 대한 사상은 초대교회의 행위와 제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믿는 사람이 모든 물건을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줬다’(행3:44-45)거나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 일곱을 택하여 공궤를 담당하게 하고 사도들은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에 전무하였다’(행6:2-4)는 기사에서 사도들은 전도사역을, 집사들은 복지사역을 담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공궤라 함은 ‘음식을 주는 일’ ‘봉양’등으로 풀이되는데, 구약의 선지자들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행위로 “주린 자에게 식물을 나눠주는” 일을 가르쳤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사58:7 겔18:7)
또한 예수께서는 마지막 설교에서 누구나 그 이웃에 대한 사랑의 유무를 잣대로 심판될 것을 말씀하셨는데, 마태복음25장에 기록된 양과 염소의 심판비유가 바로 그것이다.
하나님은 창조의 목적을 이루길 원하시고 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기본적인 생활을 누리며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창조정신의 원형을 회복하여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는 작업, 이것이 바로 성경적 의미의 사회복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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