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여름수련회, 정치로 오염시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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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이 끼어들어 오염되지 않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수련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금년에도 예외 없이 장로들의 여름연합수련회가 열릴 터이지만 제대로 된 수련회가 될 리가 없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 정치꾼들은 사람만 모였다하면 나타나서 판을 정치판으로 바꿔 놓곤 한다. 무슨 친목회니 세미나니, 심지어는 환갑잔치, 생일잔치, 혼인예식 가릴 것 없이 판을 정치판으로 바꿔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한다. 사태가 이 지경으로 돌아가는데 여름 수련회라고 예외이랴. 아니 다른 어떤 모임보다 정치 노름하기에 썩 좋은 여건이라 여겨질 것이고 그리하여 제철만난 무엇 모양으로 신바람을 내지 않겠는가. 사실이 이러하다면, 해마다 하는 일이라고 습관적으로 반복할 일이 아니고 이쯤에서 장로여름 연합수련회에 대한 통렬한 자기비판을 거쳐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첫째, 기획과정에서부터 정치색을 철저히 배제하는 일이 요구된다.
순서 담당자들을 정치세력간의 균형 있는 배분을 하고, 강사 선정도 정치색을 참고로 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서 순수를 지향하도록 해야 한다. 그게 어디 쉽기만 하겠는가마는 그러나 순수를 회복하는 이러한 노력마저 잃어버리면 장로들의 모임을 그 누구도 종교인들의 모임으로 조차 여기지 않는 사태로 진전할 것이다.
둘째, 모임이 있을 때마다 찬조라는 명목으로 정치꾼들에게서 경비를 뜯어내는 관행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돈을 냈으니 본전을 찾으려 들 것이고 본전을 챙겨주려니 모임의 본래 목적은 어디로 가고 모임의 성격이 왜곡되는 게 아니겠느냐. 운영경비를 공식경비와 참가자의 회비만으로 하는 일, 어렵겠지만 이 일을 건너뛰고는 말 뿐이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 프로그램 내용을 정비해야 한다. 유명강사 모셔다가 연설 몇 마디 듣고 친목을 도모하고 끝나는 차원을 벗어나서 좀 더 깊이 있는 영성적 수련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성당 사람들 하는 피정이나 불교 사람들 참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련 프로그램 가지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다못해 어지간히 말이 많은 장로들이니 하루쯤 ‘고요의 날’을 선포하여 수련장 안이 하루 종일 소리 없는 공간으로 만들기만 해도 세상이 달라져 보일 것이다. 성경공부를 할 양이면 실력 있는 성서 신학자를 모셔다가 제대로 된 깊이 있는 성경공부를 할 일이고, 기도를 하려거든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의 기도에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한 기도로 기도의 수준을 높일 일이다.
넷째, 수련회 프로그램의 특성화가 요청 된다.
성경연구면 성경연구, 영성수련이면 영성수련, 침묵수련, 섬김수련 등으로 수련회도 특성화해야 한다. 불과 2박 3일이나 3박 4일에 오만가지를 다 하려다가는 그저 놀다가 오는 수련회가 되기 십상이며 정치꾼들에게 휘말리는 결과가 뒤따르게 될 것이다.
교회가 망하는 것은 환난과 핍박이 아니라 부정과 부패와 죄 때문에 망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회는 부정적인 의미로서의 세속화 속도경쟁에 빠져 들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교회가 종교취급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로까지 발전해 갈 수 있는 위기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장로 여름 연합수련회의 획기적인 변화를 촉구해마지않는다.

200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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