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꽃으로서의 종교, 그 유적의 중요성에 대한 각성을 촉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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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소실되었다. 우리가 숭례문의 소실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그 건물이 오래 묵은 건물이어서만도 아니고 특별한 미적 아름다움을 지녀서만도 아닌 그 건물에 담겨 있는 이야기 때문이다. 그 건물은 우리의 조상들이 살아온 사연 곧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며 거기 담긴 역사와 문화는 앞으로 살아갈 우리들의 삶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야곱은 빈 들판에서 잠자다가 하나님을 만나 뵙는 경험을 하는데 그때 베고 잤던 돌을 기념비로 세워둔다. 그 돌은 단순한 돌이 아니라 사연이 담긴 돌, 이야기를 지닌 돌이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이냐. 출애굽과정에 여호와가 내려주신 만나, 함께 해 주실 것을 약속하신 증표로서의 싹 난 지팡이, 시내산에서 내려 받은 십계명 돌비를 상자에 담아가지고 떠메고 다녔고, 요단강을 건널 때 강바닥에서 돌을 주워서 기념비를 세우기도 했다. 이런 삶의 흔적,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공간이나 물건들은 그 자체가 지니는 가치 이상의 높은 무게를 지니게 되는 것으로 이런 이유로 하여 가능한 한 오랜 세월을 두고 간직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 불교의 경우, 히브리인들 못지않게 종교적 사연이 담긴 유적들을 보존하는 일에 잘 대처해 왔다고 판단되며 그리하여 문화유적을 통한 종교 전파에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고, 서구 기독교 역시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 기독교가 그렇지 못한 것은 한국 전도 초기 우상과 조상제사문제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계명에 대한 피상적인 해석에 매달린 나머지 기독교문화유산을 소홀히 여기는 가치관의 전도 현상이 고착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들어 한국기독교가 기독교 문화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박물관을 건립하거나 자료를 모으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하겠으나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는 일에조차 많이 미달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 기독교의 역사도 100년을 넘어 2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기독교 문화유적 및 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오 각성하여 문화유적의 보존에 힘써야 할 때이다.

2008.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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