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문화의 토착화를 위한 제언


어느 민족이나 추수절 축제는 하늘에 감사하고 추수한 곡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이에는 우리 민족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선교 초기에 교회는 우리민족 고유의 추수절인 추석과 기독교 추수절인 추수감사절 사이에 크게 갈등을 일으킬만한 요소도 없고 하여 추수절과 추수감사절 둘 모두를 무리 없이 수용하여 지켜 왔다.
그러나 선교 1세기를 훌쩍 넘긴 오늘의 상황에서 두 절기가 담고 있는 의미를 정리하여 민족 고유의 추수절인 추석에 성서적 추수절의 정신을 담아 토착화를 시도해봄직 하다는 판단이다.
두 추수절을 비교해 보면 히브리인들의 추수절은 초실절 장막절 수장절로 구분되어 있어 추수의 전 과정을 담은 축제인데 비하여 우리의 추석은 일종의 초실절적 요소밖에 담고 있지 않아 내용이 빈약하다 하겠다. 그러므로 추석을 히브리인들의 수장절 까지 담은 축제로 확대한다면 우리 민족 고유의 추수절도 지키고 그 안에 성서적 내용도 담은 이상적인 토착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추석에는 모든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 남아 있는 숫자가 얼마 되지 않는 실정이다. 또한 국민 전체를 지배하는 문화가 농경문화가 아닌 터에 초실절 장막절 수장절의 과정을 추석 명절에 담는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 하겠다.
이런 사정으로 하여 교회가 추석을 민족고유의 명절로 내버려 두고 관여하지 않는 입장에 서게 된 것이지만, 좀 더 공격적인 자세로 이 문제에 접근하여 새로운 시도를 해 봄직하다는 생각이다.
그 방법으로 추석은 초실절로 지키고 추수감사절은 수장절로 지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구약성서의 추수절의 정신을 우리의 실정에 맞도록 토착화 할 수가 있다고 본다. 추석 프로그램에 첫 열매를 제단에 드리고 하나님께 고하는 내용을 담고, 추수감사절에는 추수한 곡식의 저장을 끝내고 감사드리는 축제로 지키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200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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