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분열의 시작이 되어서는 안된다


가지나무 많은 바람 잘 날 없다고, 지금 우리가 딱 그 모양새다. 수도이전, 친일청산으로 시끌벅적하던 국회가 이번엔 국가보안법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렇게 한시도 나라가 조용할 틈이 없으니, 어디 경제에 정치에 이리저리 치이는 국민들 속은 누가 알아주겠는가?
이런 시국 속에서 명절을 앞두고 여야는 핵심 현안에 대해 정국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문제의 경우 한나라당은 ‘폐지 반대 및 개정‘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여당이 형법보완 또는 대체입법 쪽으로 폐지 후 대안을 결정한 뒤 그 내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후 보완책에 대한 당론을 확정함으로써 국보법 개폐를 둘러싼 국론분열을 조기에 봉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여야뿐만 아니라 국가보안법을 놓고 교계 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지난 14일 이부영 의장을 방문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되 국민정서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계신교계 보수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국가보안법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16일 총회(총회장 김태범)를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주장하는 시국 선언문을 채택했다.
진보와 보수가 나뉘어 제 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또 다른 분열을 만든다면 그것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목소리가 정치에 휘둘리는 종교계의 모습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만장일치가 결코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남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0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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