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당 창당, 온당한 일인가?


가칭 정치권 복음화 운동은 2월 6일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독교 정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갖고 김기수 목사를 창당 준비 위원장으로 선출하여 본격적인 창당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기독교 정신을 통한 한국정치의 변화와 전환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오는 4.15 총선에서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교계의 입장은 찬반으로 나뉘어 일의 진전에 따라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어 본지도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사회질서의 변화가, 개별 인간의 주관적 능동적 추진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보느냐, 인간은 이미 존재하는 구조에 내던져진 존재이기 때문에 개별 인간의 사고와 행위는 구조의 법칙에 종속된다고 보느냐에 따라 인간주의 사회학과 구조주의 사회학으로 나뉜다. 그런데 한국 기독교의 보수적 교회들은 인간주의의 입장에, 진보적 교회들은 구조주의의 입장에 서 있다. 이런 배경을 두고 기독교 정당 창당을 살펴 볼 때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기독교 정당 창당을 추진하는 세력이 보수주의 목회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보수진영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주의의 입장에 서 있었다. 그래서 사회변동은 개인의 변화로부터 시작되고 진행되고 완성된다고 믿고 행동해 왔다. 이런 입장은 부패한 정치권에 양심적인 인사를 공급하여 정치권을 맑게 하겠다는 것인데 이재정 신부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희망대로 세상이 변해 주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일은 인간주의의 입장에 서 있는 보수주의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고 오히려 구조주의의 입장에 선 진보적 교회와 목회자들이 나서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보수적인 목회자들의 정당 창당은 자동차 끌고 바다로 뛰어드는 격이고 배 몰고 산으로 올라가는 격이라 할 것이다.
둘째, 종교가 정치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문제다. 구조주의적 입장의 대표자격인 목회자 중 한 분인 강원룡 목사 같은 이도 정계로부터 수차례 총리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음에도 자신은 하나님으로부터 목사로 부름 받았지 정치가로 부름 받지 않았다고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하물며 인간주의 입장의 목회자들이야 말 해 무엇하겠는가? 종교는 올바른 종교가 되는 것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기독교가 세속정치에 직접 나서도 좋을 만큼 도덕적으로 자신만만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금 기독교의 타락상이 세상을 뺨치는 판에 교회가 정치판을 바로 잡겠다는 말이 얼마나 호응을 받겠는가? 성직자들의 감투 욕심도 세속 정치인 못지 않아서 금전거래에 향응에 할 짓 다 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있는 판에 세상 정치판을 바로 잡겠다고 나설 만큼 한가로운가 말이다.
이런 이유로 하여 기독교 정당의 창당, 그것도 보수진영의 정치참여는 온당치 못한 부분이 더 많아 보인다고 판단된다

200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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