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야 할 고신대학교의 신급문제


고신대학교의 금년도 신입생 모집율이 현저하게 저조하자 입학지원요건 중 하나인 신급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신급 요건이라는 것은 고신대학교를 지원하는 모든 신입생들 중에서 신학과는 세례 교인이어야 하고, 다른 모든 학과의 지원자들은 학습교인 이상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당회장으로부터 발급받아 학교 당국에 제출하게 되어 있는 제도이다. 고신 총회가 결정한 이 제도는 2003년도 총회에서도 재 확인한 제도인데, 고등학교 졸업생수가 대학정원을 밑도는 현 상황에서도 과연 이 제도를 고수할 수 있느냐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신급 요건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학부 일부 교수들은 신급 문제를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는 물론, 고신대학교를 향한 교단 산하 교회의 목회자와 성도들의 관심과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급 제한 요건을 해제한다고 해서 과연 자연과학부의 일부 학과가 겪고 있는 정원 미달 현상이 쉽게 해결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혹 한 두해는 학생이 그런대로 채워질지 모르지만 결국은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도 상실하고 학생도 모집하지 못하는 삼류대학으로 전락할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그래서 신급 제한 철폐라는 단기적인 처방을 강구하기보다는 근원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학교의 방향성을 정립해서 특성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신급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은 처음에는 주로 자연과학부 교수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었으나 지금은 절대 다수 학과의 교수들과 대부분의 직원들이 동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학생이 있어야 정체성 문제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 학생이 없는데 정체성 문제 운운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고등학교의 경우 한 반에 재학하는 학생들이 평균 40명 선인데 이 중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학생들은 5%에서 많아도 10% 미만이며, 이들 중에서도 모두가 고신대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데 신급제한 규정을 고수한다는 것은 자연계 학과들을 없애려는 것과 같은 발상이라는 것이다. 또 총회가 기독교대학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 신급 제한을 결의했다고 한다면 이런 이유 때문에 대학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다 하더라고 거기서 비롯되는 재정적 결손을 책임지고 메꾸어 주면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 교단은 지금껏 지원해주던 지원금마저도 복음병원 때문에 중단하고 있으면서 대학은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식이고, 학생이 미달되면 결국 몇몇 학과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태도는 대학을 운영하는 주체로서의 교단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신급 문제는 상황에 따라 양자 택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의 방향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구성원들의 충분한 합리적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다. 총회도 이 문제를 충분히 재고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결정하든, 저렇게 결정하든 간에 모두가 역사 앞에 책임을 져야하는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하면서 기도하면서 지혜롭게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200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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