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트로페의 혁신


새해다. 그러나 새해라고들 말하지만 묵은해나 새해나 다를 게 무에 있으랴. 다만 사람이 달라짐으로써만 새해는 새해로서의 의미를 지니는 것일 터이다. 그렇다면 새해가 새해 되기를 위하여 사람이 달라지려면 무엇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것인가.
성경은 사람이 새로워지는 일에 대해 분명한 문장으로 말하고 있다. 구습(舊習) 곧 옛 아나스트로페를 벗어버리고 새로운 아나스트로페를 지닌 존재로 자신을 바꾸라는 것이다. 우리말 성경이 구습(舊習)이라고 번역한 아나스트로페의 사전적 의미는 ‘삶의 방식’ ‘행동 양식’ 이라는 뜻이다. 지난해를 사는 동안 삶을 지배했던 ‘삶의 방식’ ‘행동 양식’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 ‘행동양식’으로 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벗어야 될 ‘삶의 방식’과 버려야 될 ‘행동양식’은 무엇이던가.
첫째로, 옛 ‘삶의 방식’을 벗어야 하는 이유는 성장을 위해서이다. 뱀은 몸집을 키우기 위하여 껍질을 벗는다. 뱀이 껍질을 벗지 않고는 성장 할 수 없듯이 인간도 옛 ‘삶의 방식’을 벗지 않고는 성장 할 수 없다. 우리는 일찍이 역사 속에서 ‘삶의 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지니는 중요성을 잘도 경험한 바 있다. 유교적 ‘삶의 방식’ 과 ‘행동양식’을 버리지 않고는 새 시대도 새 사회도 새 삶도 없듯이, ‘삶의 방식’과 ‘행동양식’은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결정적인 요인인 것이다.
이 문제는 교회나 국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옛 ‘행동양식’을 버리라는 말은 옳지 않은 것, 낮은 차원의 것을 버리라는 말이다. 세월이 흐르다 보면 옳지 않은 것, 낮은 차원의 가치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하게 마련이다. 성전 안에서 돈 바꾸는 일은 분명히 옳지 않은 일이었으며, 요즘 정치 자금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운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별탈 없이 반복적으로 자행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일이 지난 한해를 살아오는 동안 개인은 물론 교회와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고 이러한 악을 버리지 않는 한 새해는 아무 뜻도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반복적으로 행해진 악을 버리는 일은 무엇 보다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성경이 요구하는 구습을 벗어버리는 일은 이렇게 전혀 추상적이지 않은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내용으로 되어있다. 그러므로 영적 차원이 아니라 물질 차원 또는 현실적 차원에서 지난 한해동안 우리의 삶을 지배해 온 ‘아나스트로페’를 과감히 벗고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며, 과감히 버리고 새로워지기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먼저 늦었지만 자기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과감하게 벗고 버리는 작업을 한 후에야 새해는 새해다워 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운동이 개인은 물론 교회와 사회 그리고 정치계에 이르기까지 확산 될 때, 그제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의 새해가 될 것이다.
구습 곧 옛 ‘아나스로페’를 벗어 버려라, 옛 ‘삶의 방식’ ‘행동 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과 ‘행동양식’을 정립하라는 성경의 명령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개별적인 행동 말고 ‘양식’으로서의 행동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200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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