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자


12월,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게 보인다. 올해도 어김없이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지고, 교회는 저마다 성탄 불빛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이렇게 연말연시를 분주하게 준비하는 사람들 한켠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 경제적인 능력이 모든 삶의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그것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추운 겨울 연탄 한 장, 기름 한말이 없어 식어버린 방안에서 홀로 쓸쓸히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 심지어 식어버린 방조차 없어 거리에 몸을 누이는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살고 있다. 이들은 먼 이웃이 아니라 우리가 다니는 거리, 지하철, 역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연말연시가 되면 그 어느 때보다 불우한 이웃을 위한 사랑의 온정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 속에 진정 우리의 마음을 담고 있는지 돌아보자. 그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단지 동정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물질적인 어려움과 함께 사람의 따스한 온기가 그리울 것이다.
불우이웃을 위한 모금에 동참했다고 할 일을 다 했다는 마음은 버리자. 계좌로 돈을 부치고, 집안에 앉아 성금모금 전화에 수화기를 든 것이 이웃돕기의 끝이 아니다. 시간에 쫓겨 하지 못한다는 핑계는 그만두자.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가까운 이웃이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도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 많은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는 것이 교회인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교회들 중에는 장애우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는 곳이 많아 휠체어를 타고는 예배당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를 웅장하게 하고 크게 보이게 하는 것도 좋으나 장애우 한사람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라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많은 돈을 들여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우를 배려해 계단대신 오르막으로 대신 할 생각은 왜 하지 못하는지... 정상인이 계단이 아닌 오르막을 이용하는 것은 그리 불편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장애우들에게 계단은 그들이 넘지 못할 벽이 되고 만다. 우리 시각을 조금만 바꾸어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자.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교회와 사회단체등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이런 사랑이 하나의 연중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보이기 위한 선행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다. 교회나 단체 혹은 개인의 이름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이름이 드러나는 연말연시가 되기를 바란다.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세상 사람들도 이것을 인정할 수 있도록 믿는 사람들이 사랑의 힘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00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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