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고 해서야 말이 되겠는가?


교육인적자원부는 고려학원에 대한 두 차례의 감사 이후, 고려학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15명의 임시 이사들을 파송하였다. 임시 이사들의 임무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사회 공익기관인 병원과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임시 이사들이 고려학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학원이 위기에 처한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진단해야 하며, 아울러 고려학원의 역사적 배경과 설립 이념, 그리고 구성원들의 정서와 의지를 잘 읽어내어야 한다. 특히, 교단의 목회자 양성 기관인 신학대학원과, 장기려 박사의 인류 박애정신으로 시작된 복음병원을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신 교단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고려신학대학원과 복음 병원에 얼마나 애착을 보이고 있는지 밑바닥 정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 교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대학과 병원을 원만하게 운영해 나갈 수가 없다.
교단 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고려학원에 파송된 이사들이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의 위기를 수습하면서 잘 운영해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만 내막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이사회 회의록 조작, 이사장 직무 가처분 신청, 3자 인수 결의 등 들려와서는 안 될 온갖 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이런 소리들이 사실이라면 고려학원의 정상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이다. 임시 이사장은 행보에 신중함을 보이고, 학교와 병원의 직원들은 물론 교단 내외의 인사들에게도 일관성을 보여주고 신뢰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임시 이사장의 동기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3자 인수의 발언은 이 시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특히, 회의록 조작은 설령 사실과 다르다 할지라도 절대로 흘러나와서는 안되는 이야기다. 다수의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3자 인수를 공식적으로 결의한 일이 없다고 하면서 회의록에 서명하기를 거부한다고 하니 이것이 사실이라고 하면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임시 이사장은 회의록 조작과 같은 불미스런 이야기들이 추호도 흘러나오지 않도록 이사들 중에서 서기를 임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사회 서기가 회의 내용을 기록해서 당일 이사회 폐회 전에 회의록을 낭독한 후 회의록 통과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임시 이사장은 지금까지 노력해 온대로 고려학원을 살려서 고신 교단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정말 ‘고신 교단의 은인’으로 기억될 수 있어야 한다. 속된 말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 내려고 한다”는 소리가 들려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사장의 자리에 걸맞게 무게 있고 일관성 있는 언행을 보여야 한다. 교단으로부터 자금이 지원되기를 바라고 요청하면서도 임시 이사장 자신은 교단 모금 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설령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극한적인 상황이 도래한다고 해도 이사장은 구성원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어야 한다. 고려학원의 소생을 위한 임시 이사장의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동시에 일관성 있는 언행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

200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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