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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에게 집중하신 이유
·본문 / 창세기 32장 3-12절
의사를 대하는 환자들의 마음은 매우 복잡합니다. 처음에는 의사를 신뢰하고 지시대로 잘 따릅니다. 다행히 호전되면 감사의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사의 온갖 수고와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세가 악화되면 심지어 돌팔이 의사라고 비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엔 생각할 점이 많습니다. 물론 의사도 사람이다 보니 오진할 수도 있고, 더 좋은 치료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단 착오로 덜 효과적인 치료법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는 진짜 이유는 환자 자신이 치료 과정과 약의 독성을 이겨낼 만한 체력이 없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입니다.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이십 년 더부살이를 끝내고 돌아오는 야곱에게 최대의 난제는 형 에서와의 화해였습니다. 에서는 야곱에 대한 분노 때문에 무려 사백 명의 무장한 사람들을 데리고 오고 있었습니다. 야곱은 몹시 두려워 자신의 사람들과 짐승들을 두 떼로 나누고, 한 떼가 공격을 당하면 나머지 한 떼라도 피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책으로는 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게 되었습니다. 9절 이하를 보면 그의 기도가 나옵니다.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 내시옵소서..... >
이 순간은 야곱의 생애에 있어서 가장 힘든 순간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그 날 밤이 새도록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였습니다. 날이 밝을 때 그는 더 이상 야곱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라는 말씀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그의 허벅지 관절에 있는 둔부의 힘줄을 치셨으므로 야곱은 절뚝거리게 되었습니다. 그 밤은 그의 생애 전체 중 가장 길고, 무서운 밤이었습니다. 그러나 에서와 맞닥뜨리게 될 그 다음 날 아침이 더 무서웠을 것입니다. 차라리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의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자를 보내 밤새도록 야곱과 씨름하게 하셨을까요? 좀 더 간단히 말해서 왜 야곱의 애간장을 그토록 태우셨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외삼촌의 집으로 도망할 때 벧엘에서 그를 지키시고 아버지의 집으로 무사히 돌아오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바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야곱과 씨름하시는 것보다 차라리 에서를 상대하시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야곱, 넌 걱정할 필요 없다. 이 밤에 편히 쉬거라. 내가 에서를 혼내 주겠다. 널 두렵게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내일 아침 에서가 먼저 와서 네게 화해를 청하게 할 테니, 걱정 마라. 난 네 편이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야곱을 그 밤에 고생하게 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야곱의 체질을 개선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야곱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의 씨름을 통하여,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변화되는 것을 경험하게 하심으로써 야곱 자신을 바꾸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야곱이 과거의 야곱으로 머물러 있는 한, 하나님께서 아무리 도우셔도 근본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아셨던 것입니다. 체질이 강해지지 않으면 어떤 치료도 효과가 없는 것을 아는 의사가 체질 강화를 위한 치료를 선행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환경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변화를 위해 먼저 기도해야 합니다. 얍복강 나루터의 씨름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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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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