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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능력 있게
·본문/마태복음 6장 7절
설교자들이 소원하는 것은 설교를 잘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잘 하는 설교란 어떤 것일까요? 교회 안에서 내려오는 농담 가운데 베드로의 설교와 스데반의 설교를 비교하는 것이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께서는 오순절 날 성령께서 임하신 후 설교를 했고, 무려 삼 천 명의 사람들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반면에 스데반 집사님께서는 설교 후 돌에 맞아 순교하셨습니다. 두 설교가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온 이유는 설교의 길이 차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베드로의 설교는 2장 14-36절까지입니다. 이에 비해 스데반의 설교는 7장 2-53절까지입니다. 베드로의 설교보다 두 배 이상 길었습니다. 그래서 흔히 짧게 하는 설교가 잘 하는 설교라고들 말씀하십니다.
저는 주일마다 27분 내지 28분 정도의 설교를 합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진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아내가 종종 견제구를 던집니다. <당신은 나이 들어도 오래 하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아내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고 느끼는 이유는 그 자체로 옳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유가 또 있습니다. 그것은 제 개인적으로도 단순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상은 너무 시끄럽습니다. 인터넷과 다양한 SNS 등 많은 방식을 통해 너무 많은 말이 난무합니다. 그 말들이 정제되고 절제되고 깊이 있는 청량음료 같은 말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월호 침몰 사고 후에 그 처리과정에서,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품격을 잃은 말들이 더 많아진 듯합니다. 일부 인사들의 막말이 참기 어렵다고 느껴질수록 단순하면서도 능력 있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시면서 <중언부언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중언부언하다란 동사 <바톨로게오>는 <밧토스>란 말과 <로고스>란 말이 합쳐진 것입니다. <밧토스>는 구레네의 한 왕의 이름인데, 그는 심한 말더듬이였다고 합니다. 말을 더듬는 분들은 한 단어 내지 글자를 여러 번 말합니다. 결국 <바톨롤게오>라는 동사는 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단어를 같은 말을 반복하는 데 국한하지 않으시고, 많은 말을 하는 것에도 적용하셨습니다.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어쨌든 같은 말을 반복하든, 같은 말이 아닐지라도 말을 많이 하면 다 중언부언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어떻게 말씀하셨습니까?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끌고 온 무리에게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셨습니다. 짧지만 능력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부자 청년 관원에게는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고 말씀했습니다. 이해되지 않는 난해함이 없는 단순하고 명료한 말씀이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다듬어진, 그리고 명료한 진리를 단순하고도 능력 있게 선포하셨습니다.
과일은 <주저리주저리> 많이 열리는 게 좋지만, 말이란 <주절주절> 말이 많으면 사람이 추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말보다 단순하고 짧지만 삶이 뒷받침되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주절거리는 말이 우리에게서 사라지길 원합니다. 가정과 교회와 사회가 조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대신 칭찬과 격려, 기도와 찬양과 감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이라도 입을 다물고 조용하고자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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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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