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흔적
·본문/갈 6:17
인생을 사는 도구는 몸입니다. 몸이 없으면 인생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몸의 죽음은 인생의 종결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몸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몸의 소중함은 부활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부활은 몸의 부활입니다. 사도신경에서 <몸이 다시 사는 것과>라고 고백하지 않습니까? 현재 우리의 몸은 늙고 병들고 죽어 썩는 몸이지만, 부활의 몸은 늙지도 않고, 병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몸입니다. 이에 대해 고린도전서 15장 53절에서는 <이 썩을 것이 반드시 썩지 아니할 것을 입겠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으리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하기에 영혼만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몸을 경멸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됩니다. 플라톤적 이원론 철학은 정신은 고상하지만 몸은 물질로 이루어졌으므로 악하다고 여겼습니다. 이들은 몸을 벗어나면 정신이 자유를 얻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경향이 기독교에도 들어와서 육신을 무시하고 영혼만 중시하는 풍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몸은 하나님께서 손수 빚어 만드신 작품임을 가르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병든 몸을 치유하시고, 먹을 것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몸을 소중하게 여기고 건강을 지키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일이 있습니다. 부활할 몸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몸을 소중히 여긴다고 해서 몸 자체를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몸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손끝에 물도 묻히지 않는 것일까요? 요즘 들어 몸 사랑이 많이 왜곡된 것을 보게 됩니다. 몸매만 뛰어나면 그 안에 어떤 인격, 사상, 삶이 있든지 상관없이 스타가 됩니다. 몸이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몸을 신처럼 위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몸 사랑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진정으로 몸을 사랑하는 비결을 가르쳐 줍니다. 바울 사도는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흔적>이란 헬라어로 <스티그마, στιγμα>입니다. 이 단어는 <스티조>란 단어에서 파생했는데, 그 뜻은 <찌르다>입니다. 즉 스티그마, 흔적이란 찔림을 받아서 생긴 흉터를 말합니다. 고대 사회에서 노예나 동물에게 낙인을 찍어서 소유를 표시했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바울 사도는 이미 한 가지 흔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소위 <할례의 흔적>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팔 일만에 할례를 행했고, 그 흔적은 그가 하나님의 백성임을 증명하는 증거였습니다. 그러나 할례의 흔적이 진정으로 하나님의 사람임을 보여주는 증거일까요? 아닙니다. 할례의 흔적을 가진 이스라엘 남자들이 얼마나 하나님의 원수처럼 살았습니까?
성도들이 몸에 가져야 할 진정한 흔적은 <예수의 흔적>입니다. 예수의 흔적은 찔림을 받을 때 생깁니다. 예수님께서도 찔림으로 흔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못자국과 창자국이 있었습니다. 성경은 이 사실을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라고 말씀합니다.(사 53:5) 예수님은 몸에 십자가의 흔적을 가지셨기에, 부활의 몸도 가지신 것입니다.
바울의 몸은 예쁘거나 아름다운 몸은 아니었습니다. 그 대신 그의 몸은 <거룩한 몸>이었습니다. 그의 몸에는 수많은 채찍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흔적들은 그가 예수님의 사람임을 보여주는 증명서였습니다. 그는 몸을 아름답게 하기 보다는 예수님께 드리길 원했습니다. 몸의 부활을 믿는 성도라면, 그 부활의 몸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몸에 예수님의 흔적을 가기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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