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앞둔 마음
·본문/예레미야 48장 11-17절
가끔 시간이 나면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KBS의 <걸어서 세계 속으로>나 EBS의 <세계테마여행>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시간 내서 보십시오. 앉아서 세계 여행을 즐길 수도 있고, 성지 순례도 할 수 있답니다. 종종 유럽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에는 유럽의 포도주 이야기도 있습니다. 포도주 산지를 방문해서 포도주 제조 과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나무통 안에 담아 그대로 보존하기도 하는데, 오래될수록 고급 포도주가 된다고 합니다.
오늘 본문은 모압의 심판에 대한 말씀입니다. 모압은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이 소돔성 멸망 후에 부끄럽게도 딸을 통해 낳은 아들 중 하나인 모압의 후손입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 옆에 살면서 늘 이스라엘을 힘들게 했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으로 인도하는 과정에서 모압 왕 발락은 이스라엘 백성을 실족시키기 위해 선지자 발람을 통해 이스라엘을 저주하려고 했고, 이 계획이 무산된 후에는 미인계를 써서 이스라엘 남자들을 타락시키기도 했습니다.
모압의 역사는 비교적 평안했습니다. 작은 전쟁들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큰 전쟁으로 나라가 멸망할 정도의 고통은 겪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마치 오랫동안 보존한 포도주와 같았습니다. 11절을 보면 <모압은 젊은 시절부터 평안하고 포로도 되지 아니하였으므로 마치 술이 그 찌끼 위에 있고 이 그릇에서 저 그릇으로 옮기지 않음 같아서 그 맛이 남아 있고 냄새가 변하지 아니하였도다>라고 했습니다. 오랫동안 그대로 보존하여 옮기지 않은 포도주처럼 평안했습니다. 그 누구도 흔들지 않아서 잘 보존된 포도주 통과 같았습니다. 모압은 사해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위에는 암몬이, 아래는 에돔이 있었습니다. 그 곳은 척박하여 주변 나라들이 별로 노리지 않았고 평온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압의 좋은 시절은 끝났다고 하셨습니다. 2절에 보면 <내가 술을 옮겨 담는 사람을 보낼 것이라 그들이 기울여서 그 그릇을 비게 하고 그 병들을 부수리니>라고 하셨습니다. 여기 <술을 옮겨 담는 사람>이란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왕을 의미합니다. 그가 모압을 침략하여 모두 쳐부술 것을 말씀한 것입니다. 이제 모압은 이 그릇, 저 그릇으로 옮겨 담기게 될 것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포로가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모압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은 오늘 우리를 긴장시킵니다. 때로는 우리도 오랫동안 잘 보존된 포도주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교회도 그러했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부흥과 성장을 즐겨왔습니다. 우리는 마치 여름 한 철 노래하는 베짱이처럼 즐겨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베짱이도 한철뿐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 베짱이는 오갈 데가 없게 될 것입니다. 우스갯소리를 잘 하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바꿔서 베짱이의 노래가 히트를 해서 스타가 되어 잘 산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개미는 간신히 먹고 산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이 이 이야기를 다시 뒤집었습니다. 스타가 된 베짱이는 방탕하게 살고 마약에 손을 대다가 교도소에 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미는 끝까지 복되게 살았다고 했습니다. 어찌 말하든 베짱이의 미래는 암담합니다.
그 동안 우리는 너무 평안했습니다. 포도주를 옮겨 담을 사람이 오듯이, 한국 교회에도 추운 겨울이 올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는 십자가만 내 걸면 교회들이 부흥했습니다만, 이제는 아닙니다. 우리는 추운 겨울에 대비해야 합니다. 안일하게 있어서는 안 됩니다. 개미처럼 겨울에 대비하여 일해야 합니다. 깨어 기도하고, 말씀으로 무장하고, 영적 능력으로 채워야 합니다. 인생의 겨울에도 대비하고, 시대적 겨울에도 대비하고, 영적 겨울에도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부지런한 개미처럼 깨어서 믿음으로 살아가길 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