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본문/빌립보서 3장 7-9절
세상은 발견과 발명에 의해 진보합니다.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은 인류의 역사를 엄청나게 변화시킨 전환점이었습니다. 전기의 발명, 증기기관의 발명 등은 인류 문화를 획기적으로 진보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견과 발명의 한계는 사람을 발견하지는 못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위대한 발견은 자기 발견입니다.
교육은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줍니다. 뒤늦게 한글학교에 다녀 숫자와 글자를 배우신 어떤 할머니는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소감을 말씀했습니다. 전에는 숫자를 읽을 줄 몰라서 버스를 탈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내 어디든지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교육은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그 지식과 정보를 종합 분석하여 활용하는 기술을 가르칩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그만큼 세상을 사는 데 유리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사는 데 유리하다고 해서 반드시 인생을 잘 사는 것은 아닙니다. 고학력자들 중에 인생의 실패자가 즐비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교육을 통해 지식과 정보는 배웠지만, 정작 자신을 발견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는 당시 최고의 고학력자였습니다. 그는 길리기아 다소 출신으로서 당시 세계 언어였던 헬라어를 비롯해 여러 말에 익숙했습니다. 게다가 그는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유대적 학문을 최고에 이르도록 배웠습니다. 당시 유대인들 중에 바울만큼 지식이 많은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9절에서 바울은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라고 언급합니다. 그는 세상의 학문을 통해 발견하지 못했던 것, 즉 참된 자신을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발견하는 비결은 세상의 학문이 아니라, <그 안에서>, 즉 그리스도 안에서 가능함을 알았습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에도 나름대로 자신에 대해 알고 있었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율법의 의로 흠이 없는 열정적인 바리새인이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으로서 하나님을 잘 경외하는 경건한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아상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그가 그리스도를 만난 후,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자신의 모습은 너무도 추했습니다. 자신은 하나님을 잘 경외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진정한 자아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지식을 비롯한 모든 것을 다 배설물처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 우리 주님은 새 안경을 씌우시는 분입니다. 그 안경으로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무엇보다 자신이 달라 보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보는 자신은 추하기 이를 데 없는 죄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죄인으로 정죄하시는 것으로 끝내는 분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를 의인으로 바꾸십니다. 그런데 그 의는 9절의 말씀처럼 우리의 행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의는 믿음으로 하나님께로부터 난 의입니다.
우리는 에디슨처럼 위대한 발명가는 아닙니다. 콜럼부스처럼 위대한 발견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발견은 은혜로 됩니다. 바울은 9절에서 <발견하려 함이니>란 표현 대신에 <발견되려 함이니>라고 했습니다. 은혜에 의해 발견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학교는 세상의 그 어떤 학교보다 위대합니다. 예수님 안에서의 자아발견은 그 어떤 대학의 학위보다 위대합니다. 예수님이란 렌즈를 통해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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