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惡材)와 호재(好材)
·본문/에베소서 4장 17-24절
목사님들끼리 만나면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 중엔 날씨 걱정도 포함됩니다. “이번 주일에 비가 온대요. 왜 하필 주일마다 비가 오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목사님이 맞장구를 칩니다. “더구나 금주는 공휴일도 있어서 황금연휴라고 하지 않습니까? 황금연휴에 비까지.. 걱정이네요!” 주일 예배에 결석이 늘어날 것을 걱정하는 말들입니다. 주일에 비가 오면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 우산을 쓰기도 힘들고 교통편도 마땅치 않은 분들은 예배에 오기가 힘듭니다. 젊은이들은 어떨까요? 이분들은 황금연휴가 문제가 됩니다. 금요일이 공휴일이거나 월요일이 공휴일이 되면 황금연휴가 됩니다. 거기다 월차휴가라도 보태면 며칠을 쉬게 되고, 이때를 이용하여 해외여행을 가든지, 다른 일을 만듭니다. 그러니 황금연휴에 비라도 오면 소위 악재가 겹치는 셈입니다.
실제로 지난 5월에 그런 주일이 있었습니다. 5월 17일은 초파일이라 공휴일이었고, 주일에는 비가 왔습니다. 목사님들이 걱정하는 악재가 정확하게 겹친 셈이지요. 그래서인지 그 주일에는 제가 섬기는 교회에도 결석자가 많았습니다. 몸이 불편한데 비가 와서, 혹은 여행을 갔기 때문 등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른 교회들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목사님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요.
매주 예배하다가 한 번 빠지는 게 뭐 그리 큰 문제가 되겠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영적인 문제는 참 이상해서 조금만 허술해지면 점차 영적으로 구멍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한번 빠지고, 두 번 빠지면 신앙이 시들해지기 쉽습니다. 또 예배란 그 어떤 이유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 지켜야 하는 것임을 생각할 때 더욱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목회자들의 악재 타령은 날씨나 연휴 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가 속한 지역 또한 교회 부흥에 악재일 수 있습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그리고 이에 따른 빈곤화 등이 그러합니다. 최근에도 한 목사님께서 이런 문제로 인한 깊은 고민을 제게 말씀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생각은 어떠실까요? “그래, 너희 생각이 맞다. 넌 악재가 많은 곳에서 살구 있구나. 이해한다.”라고 하실까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진정한 악재는 따로 있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한 악재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좌절된 마음, 비뚤어진 마음, 부패된 마음...이런 마음들이 악재입니다. 오늘 본문은 ‘마음’이란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합니다. 17절은 이방인의 문제는 <그 마음이 허망한 것>이라고 합니다. 18절은 그들의 <마음이 굳어짐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있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악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의 열쇠 또한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23절은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라고 말씀합니다. 심령은 마음과 통하는 개념입니다. 본문은 우리의 진정한 악재는 외부적 환경, 날씨 등이 아니라, <연약하고 부패한 우리 마음>임을 지적하면서, 그 마음이 새로워지면 악재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환경을 변화시키는 은혜>보다는 <그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은혜>를 주시곤 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새로워지길 원합니다. 마음이 강해지고, 뜨거워지고, 순수해지고, 하나님께 대한 사랑으로 채워지고, 열정으로 가득해지면 그 어떤 외부적 악재들도 넉넉히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금연휴가 되어도, 비가 쏟아져도, 인생의 노도광풍이 몰아쳐도, 가진 것을 잃어도, 사람들이 외면해도, 가는 길이 자꾸 막혀도 우리 마음이 악재가 아닌 호재(好材)로 바뀌면 넉넉히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절망의 마음이 소망의 마음으로, 교만한 마음이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능력이 충만한 마음으로 바뀌길 원합니다. 마음의 변화!!! 우리의 절실한 기도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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