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설교
·본문/ 마태복음 5장 17-20절
개신교 예배의 중심은 설교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분들은 지각을 하거나 축도 전에 일찍 나가면서 설교만 들으면 예배를 드렸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기도하는 분이 “이제 예배 첫 시간이오니”라고 기도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예배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온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에서 말씀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는 게 사실입니다. 설교를 들어보고 교회를 정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말은 수긍이 가기도 하지만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들어보고 맘에 들면 등록해서 계속 듣겠다”란 말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평가하려는 우리네 교만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말씀이란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우리의 기본 태도입니다.
그러나 “들어보고 맘에 들면”이란 말을 “그 설교가 나를 찌르고 어루만져 하나님의 사람답게 인도할 것 같다”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굳이 이런 태도를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들어보고자 하는 사람”은 말씀을 통해 변화되길 갈망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회중들이 “말씀을 통해 은혜를 받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이제 공은 설교자에게로 넘어갑니다. 설교자가 좋은 설교를 해서 그 회중의 열망에 응답할 차례인 것입니다. 미국 목회자들의 설교 유형이 창조적인 이야기꾼, 직설적인 대변인, 학구적인 분석가, 혁명적인 지도자, 매력적인 해학가, 영감을 불어 넣는 웅변가, 실천적인 적용자, 설득력 있는 동기부여자 등, 열세 가지나 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설교가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지를 정해서 하나씩 설명하는 설교, 단어 하나하나를 찬찬히 설명하는 식의 설교, 이야기식 설교 등 다양한 설교가 있습니다. 조용조용히 말하는 설교에서부터 강단 전체를 무대처럼 사용하면서 목소리에 힘이 넘치는 설교가 있습니다.
저는 설교자의 한 사람으로서 때때로 저의 설교는 어떤 유형 설교인가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제 가족들은 종종 “너무 힘들지 않게 쉽게 하라”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대지를 몇 가지 정해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쉬운 것 같습니다. 정리가 잘 되어 하기가 쉽습니다. 가장 어려운 설교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촘촘한 논리가 흐르고, 내용이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설교입니다. 이런 설교는 원고를 보지 않고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원고를 적게 보면서 물 흐르듯 하는 설교를 재미난 이야기처럼 하고 싶고, 설교가 끝난 후에는 잔잔한 감동과 결단이 남는 설교를 하고 싶은 소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드는 또 다른 생각은 가장 하기 어려운 설교는 스타일이나 내용의 구성에 있는 게 아니라, 삶으로 하는 설교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위대한 설교자였습니다. 그 분의 설교가 최고인 이유는 말씀으로 할 뿐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면서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뒤를 이어 설교자가 될 제자들에게도 같은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본문 19절을 보면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행하며 가르치는 자>를 최고의 설교자라고 하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한국교회의 설교들이 <행하며 가르치는 설교>가 되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행함 없는 설교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 저부터 시작해서 한국의 모든 설교자들이 <행하며 가르치는 설교>에 도전할 때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고, 진정한 복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이 설교자이든 그렇지 않든 모두 <행하며>란 단어에 마음을 두길 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