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을 통해 깨닫는 은혜
·본문/ 신명기 8장 1-4절
몇 해 전 어린이주일에 있었던 유아세례식에 단 한 명의 아기만 유아세례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출산율 저하를 염려하면서도 실감하지 못했었는데, 그 때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영도와 부산은 말할 것도 없고, 실제로 저희 교회의 출산율을 보면서 걱정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행히 지난 성탄주일에는 스무명 정도의 아기가 유아세례를 받아서 흐뭇했습니다.
아기의 탄생은 우리가 인생에서 경험하는 가장 놀라운 신비이며 축복입니다. 그 생명의 귀중함을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생명을 혼자서는 낳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기를 낳는데 남자나 여자 모두 겨우 50%만 차지하게 하셨습니다. 나머지 50%는 부족합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데서 그 부족을 메워야 합니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를 찾게 되고, 여자는 남자를 찾게 됩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직접 흙으로 빚어 만드신 최초의 존재인 아담, 아직 죄를 범하지 않아 순백의 영혼을 가지고 있었던 아담조차도 혼자서는 아기를 낳을 수 없었습니다. 그에게도 아기를 위해서는 하와가 필요했습니다. 남자가 여자의 부족한 50%를 채워주고, 여자가 남자의 부족한 50%를 채워 100%가 될 때 생명은 비로소 잉태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소위 창조 당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원초적 결핍>입니다. 사람은 창조될 때부터 부족한 존재로 지음 받았습니다. 죄를 지은 후부터 부족해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부족했습니다. 그러기에 사람은 처음부터 외부의 채우시는 도움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도움을 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영적으로 중병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사람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습니다. 교만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원초적 결핍>을 망각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가 부족한 존재이며, 늘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그 부족을 채워야 살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도록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깨닫도록 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라는 훈련소에서 혹독하게 훈련시키셨습니다. 광야는 모든 것이 부족한 곳이었습니다. 양식과 물이 부족했고, 잠자리는 불편했고, 태양은 이글거리고, 독충과 벌레가 많았으며, 날마다 이동하는 고단한 장소였습니다. 2절을 보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광야를 지난 동안 모든 것이 부족했으므로,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이 과거에 듣도 보도 못한 만나를 먹이시고, 반석에서 솟는 물을 주시지 않았다면, 구름 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지 않으셨다면, 그들은 살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혹독한 훈련을 통하여 그들이 배운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신들은 하나님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그 하나님께서 그들의 결핍을 채우실 때 비로소 살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이것은 <결핍을 통해서 배운 소중한 교훈>이었습니다. 결핍이 없었더라면 이 진리를 배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결핍을 채우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이 사십 년 동안에 네 의복이 해어지지 아니하였고 네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느니라>는 4절의 말씀처럼 우리의 삶을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함으로써 하나도 부족하지 않게 되는 복을 누리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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