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라 하라
본문 / 마태복음 1장 18-23절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름으로 불립니다. 삶과 이름은 하나가 됩니다. 전 생애를 이름과 함께 합니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의 이름도 귀하게 여겼습니다. 이처럼 이름은 존재를 의미하기에 누구나 이름에 책임지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름 석 자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라는 결단을 하기도 합니다. 이름을 더럽히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이들을 역사는 지사(志士)라 부르면서 존경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도 이름을 소중히 여겨야 하겠습니다. 어머니를 천국으로 보낸 제게는 아버님의 성함으로 십일조를 바치는 게 소중한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아버님은 며칠 후면 구십 구세가 되시고, 활동할 수 없어 병원에 계십니다. 그렇지만 아버님의 성함을 헌금 봉투에 적어 십일조 예물을 드립니다. 저는 아버님 몫의 십일조 헌금을 드리면서 <아직 아버님께서 살아계시다>는 사실로부터 큰 기쁨을 느낍니다. 언젠가는 더 이상 아버님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인생은 그 이름과 함께 사라집니다. 오직 무덤가의 묘비만 그 이름을 가슴에 새겨 안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이름,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성탄절이 다가왔습니다. 하나님의 아드님은 두 가지 이름으로 오셨습니다. 하나는 예수요, 다른 하나는 임마누엘입니다. 탄생하신 주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에 책임을 지는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분의 이름이 <예수>이시기에 그 분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하신다는 그 이름의 뜻을 성취하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그 분의 이름이 예수라고 정해지는 그 순간 이미 예정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분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심으로써 그 안에 십자가와 부활의 사명을 담으신 것입니다.
그 분의 또 다른 이름은 <임마누엘>입니다. 그 분은 마태복음이 마무리되는 28장 20절에서 제자들에게 <세상 끝 날까지 항상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심으로써 당신이 임마누엘이란 이름으로 오셨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시고, 제자들을 격려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당신처럼 되길 원하십니다. 그것은 두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하나는 이름을 바꾸어 주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이름에 책임지는 성도로 살게 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안드레를 통해 그의 형인 시몬을 만나셨을 때 하신 말씀이 무엇입니까? <네가 요한의 아들 시몬이니 장차 게바라 하리라>고 하셨습니다. 게바란 반석이란 뜻으로서 다른 말로는 베드로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게바,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신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그를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 사용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그의 존재가 바뀌는 것을 뜻했습니다. 실제로 시몬은 후에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고, 물고기를 잡아 팔던 사람이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었으며, 산 물고기를 죽게 하여 팔던 그가 죽은 영혼을 살리는 어부가 되었습니다.그리고 시몬은 베드로가 되어 신앙고백의 반석을 세웠고, 초대교회의 반석 역할을 했습니다.
외국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이 질문에 대해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유명인이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유명한 사람은 그 이름도 유명합니다. 사람은 이름과 함께 유명해지니까요.
그러나 여긴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름이란 유명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귀하기도 해야 합니다. 유명한 것으로만 따지만 빈 라덴이나 카다피, 히틀러, 김정일도 유명합니다. 그러나 그 이름들은 결코 귀하지는 않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이 귀하고도 유명하듯이, 우리의 이름도 유명하면서도 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작명(作名)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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