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씨를 뿌려야
본문/마태복음 13장 1-9절
지난 23일 호산나교회당에서 열린 GLS(The Global Leadership Summit)에 참석했습니다. 첫 강사는 윌로우 크릭 처치의 빌 하이빌스 목사님이었습니다.그 분은 마태복음 13장 1절 이하에 나오는 씨 뿌리는 비유로부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이 비유에는 네 가지 밭이 나옵니다. 길가, 돌짝밭, 가시덤불, 좋은 땅이 그것들입니다. 그런데 농부가 뿌린 씨들 중 성공을 거둔 것은 좋은 땅에 뿌려진 것뿐이었습니다. 길가에 떨어진 씨는 새가 먹어버렸고, 돌짝밭에 심겨진 것은 싹이 터서 자라다가 말라버렸고,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앗은 조금 자라다가 가시에 막혀 더 자라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이 비유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가 밭이라는 사람의 마음에서 어떻게 싹이 터서 열매를 맺는가에 관한 말씀입니다. 말씀을 받는 마음의 상태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빌 하이빌스 목사님은 새로운 접근을 했습니다. 그는 농부의 성공 확률을 이야기했습니다. 농부가 뿌린 씨 중 열매를 맺은 것은 네 밭 중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이므로, 그 확률이 25%라는 것입니다. 나머지 75%는 실패요, 잃어버린 것들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인생도 성공 확률이 25%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빌 하이빌스 목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인생의 확률은 그다지 높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많이 수고해도 얻는 게 적을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올해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거둔 것이 빈약하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울적할 때가 있습니다.
더구나 그 빈약한 결실이 우리의 게으름에 기인한 것이라면 어떻겠습니까? 게으른 농부가 네 밭 중에서 앞의 세 밭에만 씨를 뿌리고 마지막 밭인 좋은 밭에는 뿌리지 않았다면 그는 그해 25%가 아닌 0%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빈손이 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뿌려도 25%라면, 게으른 사람의 인생이야 더 말해 뭘 하겠습니까?
C. S. 루이스가 쓴 「악마의 편지」라는 책에 실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신사가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책을 고르는데 마침 종교서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사의 마음속에 갑자기 하나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그분은 나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그가 이런 생각을 할 때 사탄이 속삭였습니다. “그런 골치 아픈 생각은 무엇 때문에 하니? 곧 점심시간인데 밥이나 먹어. 우선 밥을 먹고 후에 와서 진지하게 읽어!” 신사는 하나님에 대한 생각을 억제하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점심을 먹는데 또다시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또 사탄이 그의 마음속에 찾아와 속삭였습니다. “밥 먹는데 소화 안 되게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 우선 밥이나 먹으렴.”식사를 끝내고 하나님에 대한 생각에 깊이 잠기려고 하는데 사탄이 또 방해를 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한가할 때 해도 되잖아? 오늘은 집에 가서 할 일이 많으니 다른 날 생각하라고.” 결국 신사는 그 날 그 책도 못 읽었고, 하나님에 대해 아무 지식도 얻지 못했습니다. 이 우유부단한 신사의 모습이 우리 모습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마음먹었던 적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해 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여러 일들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일을 제대로 못하고 한 해를 보낸 듯하여 마음이 아픕니다.
열심히 뿌려도 25% 확률뿐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나머지 75%를 만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이듬해에는 더 많이 뿌려야 합니다. 더 많이 뿌려서, 더 좋은 밭을 찾아, 더 열심히 뿌려서 만회해야 합니다. 게을러 조금밖에 뿌리지 못한 아쉬움을 느끼면서, 앞으로 더 많이 뿌리는 삶을 살길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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