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삼마
본문/겔 48장 30-35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란 말을 아시지요?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에 나오는 고사로서 양(梁)나라 때의 화가 장승유(張僧繇)가 용을 그린 뒤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려 넣었더니 그 용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만약 눈동자를 그려넣지 않았다면 그 용은 죽은 용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눈동자가 그려지는 순간 모든 것이 살아났습니다. 그 하나가 있으면 모든 것을 살게 하고, 그 하나가 없으면 모든 것이 죽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그 하나는 무엇일까요?
부모님께서는 한 때 봉화 청량산 기슭에서 과수원을 하셨습니다. 그 곳은 정말 경치가 아름답고 물이 맑은 곳입니다. 방학이면 그 곳에 가서 있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 되면 낙동강을 건너 버스를 탑니다. 부모님은 강가에까지 오셔서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시곤 했습니다. 그 광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몇 해 전 목사님 몇 분과 그 곳을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는 노래 가사처럼 모든 것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 절벽도 그대로, 그 강물도 그대로, 그 바위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지 부모님은 안 계셨습니다. 제가 그 곳에 가곤 했던 이유는 하나입니다. 부모님이 거기 계시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모님은 그 계곡과 절벽과 강물로 이루어진 모든 풍경을 살아나게 만드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분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제 인생에 화룡점정인 셈입니다. 부모님이 거기 안 계시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 골짜기는 <부모님삼마>였던 것입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유다 백성들에게 두 가지 주제를 선포했습니다. 하나는 그들의 죄악과 심판의 메시지였습니다. 그 메시지대로 유다 왕국은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에게 멸망했습니다. 두 번째 메시지는 그 나라가 다시 회복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너진 예루살렘 성읍이 회복되고, 그 안에 영광스러운 성전이 다시 세워질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회복의 메시지의 대표적인 말씀은 에스겔 37장에 나오는 마른 뼈의 환상입니다. 그 마른 뼈들은 무너진 유다 왕국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마른 뼈는 뼈들이 연결되고, 힘줄들이 붙고 살이 오른 후에, 여호와의 생기가 들어가자 큰 군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스겔 47장에 보면 성전 문지방에서 생명수가 흘러나와 큰 강이 되는 환상이 나오는데, 이게 바로 그 회복의 메시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읍의 회복과 성전 회복의 환상을 자세히 보여 주셨습니다.
오늘의 본문은 그 맨 마지막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여호와삼마>란 말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호와삼마란 <여호와께서 거기 계시다>라는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거기 계시기에 예루살렘도, 성전도 생명을 가집니다. 아무리 성읍과 성전이 대단해도 거기 여호와께서 계시지 않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든 삶의 화룡점정이십니다.
모든 사람은 화가라고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그 화폭에 멋진 산수화를 그리고, 거기 고대광실 좋은 집을 그려넣고, 좋은 옷에 좋은 것을 가진 사람들을 그려넣는다 하더라도 거기 아직 하나 빠진 게 있습니다. 그 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그 화폭에 계시지 않다면, 그림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그림은 아직 죽은 그림입니다. 그러나 거기 하나님께서 계신다면 산수도 살고 그 안의 집엔 웃음꽃이 피고, 거기 사람들은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이제 다시 붓을 들고 그리다 중단한 그림을 완성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을 인생의 그림 안에 모셔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으로 인해 살고,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하게 되길 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전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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