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의 진리
본문/ 로 8장 14-17절
어렸을 때 저는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부모님 말씀을 사랑으로 여기지 않고 간섭으로 생각한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이건 거의 최악의 재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는 잘 하지 못해도, 부족함이 있어도 그 누구도 비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가차 없는 비판이 가해집니다. 그러다보니 어른이 되면서 잘 하는 척하는 위장술만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이 그리운 이유는 이것만은 아닙니다. 어린이들이 보여주는 그 순수함과 그 순수함에 배어 있는 원형적인 신앙의 모습이 귀합니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의심 없는 확신>입니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가 있습니다. 저녁이 다가오건만 녀석들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고 있습니다. 그 때 퇴근하던 아버지가 놀이터를 지나가다 아이를 부릅니다. “철수야! 집에 가자. 저녁 먹고 아빠랑 놀다가 자야지...” 이 때 아이는 어떤 반응을 보입니까? 녀석은 “아빠다!”라고 외치면서 아빠에게 달려와 안깁니다. 그 순간 아이는 그 사람이 아버지인지의 여부에 대해 털끝만큼의 의심도 없습니다. 혹시 그가 아빠를 위장한 유괴범이 아닌지, 정말 아빠가 맞는지 의심하지 않습니다. 백 퍼센트의 신뢰를 가지고 달려옵니다. 완전한 신뢰입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아버지로 신뢰하길 원하십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하나님께서 아버지라는 사실에 대해 많은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아버지일까, 의심합니다. 본문 15절은 우리는 성령의 사람이 되었는데, 성령께서는 양자의 영으로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신다고 말씀했습니다. 정말 우리 안에 성령께서 계시다면 추호도 의심 없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어야 합니다. 아빠가 놀이터에서 아이를 부르는 순간, 아빠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전적인 신뢰뿐입니다.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또 아이들은 <망설이지 않는 신뢰>를 보여줍니다. 아빠가 부를 때 아이는 자신이 더럽다는 것에 조금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놀이터에서 논 아이는 온 몸이 더럽습니다. 흙이 묻어있고, 코도 흐르고, 손도 엉망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아빠, 죄송해요, 더러워서요. 이따가 집에서 씻은 후에 아빠 품에 안기겠어요...”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더러워서, 볼품없어서, 부끄러워서 그 분 앞에 나가지 못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깨끗해지면 오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깨끗해질 수 없는 존재임을 모릅니다. 이 어리석음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른 어리석음 중에서 최악입니다. 망설이지 맙시다. 무조건 하나님 아버지 품에 달려드는 어린이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버지를 알아보는 눈>이 있습니다. 비록 아버지가 남루해도 아버지를 따라갑니다. 멋진 승용차를 타고 있어도 그는 이웃집 아저씨일 뿐, 아버지가 아님을 압니다. 자신을 위해 희생해 줄 수 있는 이는 아버지뿐입니다. 이웃집 아저씨는 데려가서 씻기고, 저녁을 먹이고, 옷을 사주고, 잠을 재워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쓰러져 아프면 “어서 빨리 저 애 아버지에게 연락하라”고 말합니다. 더구나 아이를 위해 자신을 주는 희생은 할 수 없습니다. 아이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존재는 아버지입니다. 그러기에 아이는 그 어떤 멋진 사람이 옆에 있어도 아빠를 향해 달려갑니다. 이게 바로 <목자를 아는 양>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단의 유혹을 쫓느라고 하나님 아버지의 음성을 못 알아듣는 어리석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따를 분은 하나님 아버지뿐입니다.
지금도 우리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이라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어떻게 응답하면서 달려가시겠습니까? 우리 모두 하나님의 아이가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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