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가 그립습니다
본문 / 잠언 4:1-6
부모님을 생각할 때면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아버님은 늘 저를 팔베개를 하여 눕히고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습니다. 그 때 저는 행복한 어린이였습니다. 또 그 때 저는 말도 잘 듣는 착한 어린이기도 했습니다. 한강변 모래사장 대형 천막에서 부흥사경회가 열릴 때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가셨고, “절대 물가에 가서 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니 곁에 붙어 앉아서 졸면서 말씀을 듣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 참 그립습니다. 성탄절이 되면 강대 앞에 나와 노래도 하고, 연극도 하곤 했지요. 단 며칠이라도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상당한 돈이라도 내놓을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 때가 그리운 이유가 또 있습니다. 그 때 저는 순수했고, 순진했습니다. 모든 일을 그분들에게 물었고, 순종했습니다. 그게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런 모습이 사라져갔습니다. 좋게 말하면 독립이었지만, 나쁘게 말하면 머리가 커진 것이었습니다. 머리가 커지면서 몇 가지 달라졌습니다. 언제부터인지 혼자 목욕하게 되었습니다. 목욕만 같이 하지 않은 게 아닙니다. 점점 그 분들에게 숨길 것이 생겼습니다. 저만의 비밀 세계가 생겼습니다. 그러다 후에는 그 분들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머니 그건 틀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잘못 생각하시는 겁니다.....”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저는 자식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감정은 솔로몬에게도 있었습니다. 3절을 보면 솔로몬은 “나도 내 아버지에게 아들이었으며 내 어머니 보기에 유약한 외아들이었노라”고 고백합니다. 과거에 그는 아버지 다윗과 어머니 밧세바에게 연약한 아들이었습니다. 다윗도 솔로몬이 연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역대상 29장 1절을 보면 “다윗 왕이 온 회중에게 이르되 내 아들 솔로몬이 유일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바 되었으나 아직 어리고 미숙하며 이 공사는 크도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솔로몬이 자신을 유약한 아들로 여기는 동안에 성전 건축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유약한 아들이라고 여겼기에 다윗이 세운 계획대로 성전을 지었습니다. 다윗이 설계한 그대로였습니다. 다른 의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이 죽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났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숭배했습니다. 성전 대신 우상의 신전을 찾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 말씀해도 듣지 않았습니다. “내가 알아서 한다. 내 인생 내가 산다. 간섭하지 말라!”는 식으로 행동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어릴 때를 잊는 순간부터 더럽혀지고 망가집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어린아이로 부모 품에 있을 때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영혼이 가장 순결한 때는 하나님의 어린이로 그 앞에 있을 때입니다.
어릴 때는 이름 석 자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면서 이름 뒤에 목사, 장로, 권사, 집사, 이사장, 회장, 박사, 교수... 등의 직함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이름 석 자는 사라지고, 그 뒤에 있는 직함들만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회장님”이라고 불러주는 사람은 좋아하고, “아무개야!”라고 부르는 사람들과는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하나님 앞에서까지 “저 회장인데, 좀 알아주세요!”라는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지 걱정입니다.
아무 직함도 없고, 아무 의견도 없고, 부모님을 따라 살던 그 때가 그립습니다. 그 때로 돌아가면 교만과 더러움이 사라지고 다시 순수해질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고 하셨습니다.(마 18:3-4) 다시 어린이가 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우리 영혼은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어린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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