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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추천서
본문/고후 4장 1-2절
기독교인들은 평소에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제 겸손은 실제로 그러한지는 별개로 치고 우리 뇌리에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혹시 자신이 겸손하지 못한 모습으로 보이지나 않을까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는 다분히 위선적 태도가 숨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가 하겠습니다. 제게 맡겨 주십시오. 저는 잘 할 수 있습니다”라는 식의 말에 무척 어색해합니다. 누가 그런 말을 할라치면 “잘 난 척 한다”는 식으로 바라봅니다. 누가 그렇게 말하고 나면 그는 교만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일쑤입니다.
명예로운 어떤 자리가 공석일 경우 많은 사람들은 마음과는 별개로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누가 자신을 추천해주길 은근히 기다립니다. 가장 좋은 모양새는 다른 사람에게 추천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은 몇 차례 사양합니다. 그래도 상대방이 계속 추천하면 그 때서야 못 이기는 척 하고 그 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모두 이런 모양새를 바랍니다. 그러다가 아무도 추천해 주지 않으면 몹시 섭섭해 합니다. 그래도 “내가 하겠소”라고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그게 일반적인 정서입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다보면 우리의 태도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이유는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사야 선지자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주여 나를 보내소서.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고 했습니다.
또 오늘 본문에서도 그러한 예를 찾아보게 됩니다. 본문에서 우리의 눈길을 끄는 구절은 “스스로 추천하노라”는 부분입니다. 바울 사도는 스스로 추천했습니다. 즉 자천했습니다. 자신이 자신을 추천한 것입니다. 바울의 이런 태도는 우리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어떻게 바울이 이렇게 교만하게 말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바울은 우리의 이런 모습과는 달리 너무도 당당하게 “스스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는 무슨 마음에서 이렇게 한 것일까요?
우선 그는 자신이 맡아 감당하고자 하는 직분은 하나님의 긍휼로 주어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절에서 그는 “긍휼하심을 입은 대로 낙심하지 아니하고”라고 말합니다. 바울의 직분은 복음을 전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이 그 직분을 부끄럽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 직분을 하나님의 긍휼로 여긴 것입니다.
또 그는 말로 자신을 추천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2절을 보면 “속임으로 행하지 아니하며”, “오직 진리를 나타냄으로” 등의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달콤한 말로 자신을 선전하는 요즘의 자기선전과 다릅니다. 바울은 지속적이고도 진실한 삶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하나님의 사람임을 보이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진정한 추천서는 남에 의한 것도 아니요, 말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한 추천은 자신의 삶으로 스스로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장님이 무시할 수 없는 분의 추천서를 들고 온 어떤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했다고 합시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근무를 통해 자신의 성실과 재능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가 가져온 추천서는 거짓이 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아무런 추천서도 없이 왔고, 힘들게 취직을 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수 년 동안 변함없이 회사를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충성하여 회사 발전에 성실하게 기여한다면, 그의 삶 자체가 가장 훌륭한 추천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남이 써 주는 추천장보다 자신이 삶을 통해 적어 내려가는 추천서가 진정한 추천서라고 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우리 모두는 지금 삶을 통한 자기 소개서를 쓰고 있는 중이라고 하겠습니다. 자신의 추천서를 한번 살펴봅시다. 다른 이들 앞에 “나를 써 주시오”라고 내 놓을 수 있는 추천서입니까? 우리를 돌아보는 마음이 있길 원합니다. 진정성이 없는 타인의 추천서는 버리고 우리 스스로 훌륭한 그리스도인임을 모든 사람 앞에 보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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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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