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가 되라고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본문/마태복음 10:16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어린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아십니까? 조선시대에 시집가는 딸을 전송하기 위해 동구 밖에까지 나온 친정어머니의 딸을 보내는 마음을 아십니까? 보내는 마음속에는 대견함과 아울러 염려와 아쉬움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열 두 제자를 불러 훈련을 시키신 후, 두 명씩 짝을 지워 전도여행을 보내셨습니다. 제자들을 보내는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요? 그 마음은 <양을 이리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열 두 제자들이 예수님의 보냄을 받은 것처럼, 오늘 우리들도 예수님의 보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이 세상으로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의 보냄을 받는 사람들은 보냄 받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우선 우리가 주목할 것은 예수님은 양을 이리 가운데 보내는 것처럼 염려는 하셨지만, 우리에게 이리가 되라고 하지는 않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이리들 속에서 살아남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똑같은 이리가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이리 보다 강한 사자나 호랑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양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요구하셨습니다.
우리는 양으로 살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으로 살면 이리에게 모두 전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 생태계를 보십시오. 이리나 맹수들은 그 숫자가 급속히 감소하여 보호 동물이 된 반면, 양은 전 세계에 퍼져 번성하고 있습니다. 양의 승리는 상식을 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리가 되어, 혹은 이리 보다 강한 호랑이나 사자가 되어 세상을 이기기보다는 양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면서 세상을 이기길 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절대로 이리가 되려고 애를 쓰지는 마십시오.
오늘날 많은 교인들이 이리보다 더 사납다고들 말합니다. 분쟁이 일어난 교회에 가 보면 모두가 이리나 사자 같이 사납습니다. 양 같은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예수님은 우리가 양이길 원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양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양이 가진 지혜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양 같은 제자들에게 뱀 같은 지혜를 가질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양은 뱀은 아니지만, <뱀 같은> 지혜는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양들이 가져야 할 지혜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목자를 의지하는 것입니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대단히 무능한 동물입니다. 돌보는 자가 없으면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양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한 가지 지혜가 있습니다. 그것은 철저히 목자를 의지하는 것입니다. 양의 힘으로는 이리를 이길 수 없지만, 목자를 철저히 의지하는 그 한 가지 지혜로 인하여 양들은 이 땅에 번성합니다. 오늘 성도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지혜는 우리의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철저히 의지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예수님께서 요구하신 것은 순결입니다. 양은 비둘기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비둘기와 같은 순결을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양은 비둘기처럼 고결하게 날지도 못하고, 더러운 땅에 누워, 가시덤불 같은 풀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도 양은 순결을 목표로 세워야 합니다. 더러운 세상에 살기 때문에 어차피 우리는 깨끗할 수 없다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이리들이 우글거리는 더러운 세상에 산다고 해서 순결을 애초부터 포기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비록 비둘기처럼 할 수는 없으나, 양으로서 추구할 수 있는 순결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아무쪼록 우리 모두 우리를 보내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읽는 눈을 가지고 양으로 살게 되길 바랍니다. 명심하십시오. 우리는 양이지, 이리는 아닙니다. 그 대신 지혜와 순결을 가지고 살게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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